노경은, "박진형은 롯데의 미래, 내 승리는 잊어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4.28 06: 10

"저도 다른 선수 승리 날린 것 많아요". 
무너진 롯데 선발진에 노경은(34)이 '구세주'로 떠올랐다. 2경기 연속 호투로 롯데 선발진의 숨통을 틔었다. 지난 21일 사직 SK전 5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27일 사직 한화전에도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 호투로 건재를 알렸다. 
롯데는 노경은이 선발로 나선 2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노경은은 잘 던지고도 승리를 얻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필승맨' 박진형(24)이 노경은의 선발 2경기에서 모두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21일 SK전에선 3-0으로 앞선 8회 등판, 노수광과 한동민에게 연속 안타 이후 최정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27일 한화전에도 박진형은 노경은의 승리를 날렸다. 3-2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이용규-하주석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김태균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롯데는 8회말 2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잡으며 5-3으로 이겼다. 9회 노경은은 덕아웃에서 박진형과 웃으며 뭔가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노경은은 "오늘 경기에서도 진형이는 충분히 좋았다. 후배들에게 항상 '네가 좋았던 것만 기억해라. 좋았을 때 영상을 보며 좋은 생각만 하라'고 말한다. 좋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거기에 더 빠져든다. 덕아웃에서도 진형이에게 '넌 오늘도 좋았다. 내 승리 날린 건 신경 쓰지 마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경은은 "나 또한 다른 선수 승리 날린 게 많다"고 말했다. 두산 시절 불펜으로 활약하며 좋은 기억만큼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다. 선배로서 선발투수 승리를 날렸을 때 마음을 잘 안다. 그래서 먼저 웃으며 다가가 박진형의 쓰린 속을 달래줬다. 
지난해 45경기 4승4패2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하며 롯데 필승조로 올라선 박진형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3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6.23으로 주춤하다. 블론세이브가 4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노경은은 "진형이는 롯데의 미래다. 마인드가 좋은 선수라 큰 걱정 없다"며 후배에게 믿음을 잃지 않았다. 
노경은 개인적으로도 최근 2년간 1군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시련의 시간이었지만 2군에서 꾸준히 준비했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팀이 어려울 때 구세주처럼 나타났다. 노경은은 "내 승리를 떠나 팀이 이기면 좋다. 앞으로 또 선발 기회가 생길 수 있어 기쁘다. 팀이 성적을 내는데 내가 한 축이 돼 기여하고 싶다. 기회가 되면 열심히 던지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 노경은은 롯데의 핵심 축이다. /waw@osen.co.kr
[사진] 노경은-박진형.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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