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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의 인디살롱] 다프니스와 클로에 “1대 클로에 백새은, 숨소리가 살아있더라”

[OSEN=김관명 기자] 다프니스와 클로에(Daphnis et Chloe)는 프로듀서 김영진(35)의 1인 프로젝트다. 올 1월 백새은이 피처링한 데뷔 싱글 ‘사라져라’를 발표했고 4월3일에는 첫 정규앨범 ‘끝에 서 있다’를 냈다. 프로젝트 이름은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 1911년 발표한 발레모음곡 ‘다프니스와 클로에’에서 따왔다. 원작은 양치기 소년 다프니스와 그의 첫사랑 소녀 클로에의 이야기를 담은 고대 그리스 소설이라고 한다.

‘끝에 서 있다’는 한 곡만 빼놓고 모두 백새은이 불렀다. 백새은? 맞다. 2010~11년 MBC ‘위대한 탄생’ 시즌1에서 일본 와세다대 재학중 참여, 톱10까지 올랐던 그 백새은이다. 과연 김영진과 백새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 걸까, 그리고 듀엣이 아니라 백새은이 객원보컬로 참여한 1인 프로젝트 형태를 취한 이유는 뭘까. [3시의 인디살롱]에서 다프니스와 클로에, 김영진을 만나러 가면서 가장 궁금했던 대목이었다.

= 반갑다. 본인소개부터 부탁드린다.


“1983년 부산에서 태어나 현재 다프니스와 클로에라는 브랜드로 활동을 하고 있다. 프로음악 세계에 뛰어든 것은 2003년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하려던 팀 ‘그리메’의 녹음과 편곡, 프로듀싱을 하면서부터였다. 내가 가이드한 음악으로 금상까지 받으니까 그 때부터 음악에 더 깊게 들어가게 됐다. ‘내 앨범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미디로 컴퓨터 음악 장르에 도전, ‘미남콜렉숀’이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싱글을 발매했다.”

#. 김영진은 1인 프로젝트 ‘미남콜렉숀’을 시작으로, 밴드 나비맛과 마푸키키, 그리고 지금의 ‘다프니스와 클로에’까지 쉼없이 달려왔다. 디스코그래피를 정리하면 이렇다.

2007년 12월27일 드라마 OST ‘소울메이트 Forever’ = 미남콜렉숀(Americano Bagle)
2008년 1월3일 디싱 ‘Minamcollection #1’ = 미남콜렉숀(DaZ Karma 등 3곡 수록)
2008년 4월14일 디싱 ‘Minamcollection Single #2’ = 미남콜렉숀(프렌치시크 등 3곡 수록)
2008년 11월13일 디싱 ‘Minamcollection Single #3’ = 미남콜렉숀(스파클링와인 등 4곡 수록)
2009년 3월10일 나비맛 1집 ‘Nabi:mat’ = 나비맛(노갈, 공두형, 헤드스파크, 미남콜렉숀)
2010년 11월3일 나비맛 EP ‘Light’ = 나비맛(노갈, 공두형, 헤드스파크, 미남콜렉숀)
2014년 6월17일 마푸키키 1집 ‘Shall We Hula?’ = 마푸키키(TJ, 이동걸, 김영진)
2018년 1월22일 싱글 ‘사라져라’ = 다프니스와 클로에(백새은 피처링)
2018년 2월19일 싱글 ‘굿 나잇’ = 다프니스와 클로에(백새은 피처링)
2018년 3월12일 싱글 ‘온리 유’ = 다프니스와 클로에(백새은 피처링)
2018년 4월3일 1집 ‘끝에 서 있다’ = 다프니스와 클로에(사라져라, 끝에 서 있다, 오해와 이별, 굿 나잇, 우리 같은 길을 가네, 나를 안아줘, 헤어지는 중, 온리 유, 그노시엔느:바다 등 9곡 수록)


= 미남콜렉션도 아니고 미남콜렉숀이다. ‘소울메이트’ OST가 먼저 나오게 된 과정도 궁금하다.

“부산 남포동에 살 때 오래된 가게가 있었는데 그 의상실 간판이 ‘미남콜렉숀’이었다. 영어 외래어 표기를 예전에는 다르게 했었던 것이다. 보자마자 ‘저걸 내 이름으로 해야겠다’ 싶었다. 미남이라서가 아니라, 미남이 되고 싶어서, 음악은 미남이어서 그렇게 지었다(웃음). ‘소울메이트’ OST가 먼저 나온 이유는 이렇다. 미남콜렉숀 음원을 발매키로 했던 유통사에서 다른 곡 또 없냐고 하더라. 당시 MBC ‘소울메이트’ 첫번째 OST가 잘 된 상황이었는데 두번째 OST에 제 곡을 쓰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미남콜렉숀 디싱이 나오기 며칠 전에 제 곡 ‘Americano Bagle’이 실린 OST가 나오게 됐다.”

= 나비맛은 어떻게 합류했고 언제까지 활동했나.

“친한 형(노은석=노갈)이 부산에서 나비맛을 하고 있었다. 본격 활동을 위해 서울로 올라갈 때 형도 올라가겠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팀에 베이스가 없으니 서울에서 같이 하자고 했다. 그렇게 해서 나비맛에 합류했고 2008년 EBS 헬로루키 상도 받았다. 나비맛 1집은 형이 거의 만든 상황에서 참여했고, EP ‘Light’은 함께 만들었다. 이후 앨범은 노은석 형이 혼자서 만들었다. 다른 멤버들은 다 나와서 각자 일을 했다. 저도 게임음악, 홍보음악을 하다가 하와이 음악을 하는 마푸키키를 결성했다.”

= 마푸키키는 2014년 6월 1집 이후 어떻게 된 상태인가.

“재작년(2016년)까지 활동하다가 각자 하는 일이 있으니 그 분야에 집중하자고 했다. 해체가 아니라 잠정 중단인 상태다.”


= 그렇게 해서 다프니스와 클로에가 시작됐다.

“제가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 프랑스 후기 낭만주의와 인상주의 음악을 무척 좋아한다. 프랑스의 1960,70년대 음악과 감수성도 좋아해서 프랑스 국민가수이자 프로듀서인 세르주 갱스부르에 푹 빠지게 됐다. 1인 프로젝트 이름은 라벨의 발레작품에서 따왔다. 이름이 좀 어렵지만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사랑을 모르던 10대 소년 소녀가 만나 서로를 알게되고 사랑하는 1~2세기 소설이 원작이다. 제가 가수가 아니라서 1인 프로듀서 체제로 출범했다. 저는 다프니스고 앞으로 계속 클로에를 찾아다닐 것이다. 가수는 계속 바뀔 수 있을 것이다.”

= ‘1대 클로에’ 백새은과는 어떤 인연이 있었나.

“잠시 사운드홀릭이라는 기획사와 안면을 트고 지냈는데, 사운드홀릭에서 ‘위대한 탄생’이 끝나고 백새은을 픽업했다. ‘위대한 탄생’의 심사위원이었던 자우림 김윤아씨가 데리고 온 것이다. 같이 공연도 하고, 뒷풀이도 하고 그랬는데 목소리가 참 좋더라. 담백하게 부르면서 숨소리가 살아있었다. 다프니스와 클로에의 여성보컬로는 최적이겠다 싶었다. 다행히 데모곡을 들어보더니 본인도 너무 하고 싶다고 하더라. 하지만 직장생활 때문에 활발한 활동은 어려워서 객원보컬로 참여하게 됐다.”

= 다프니스와 클로에라는 이름으로 나온 첫번째 싱글 ‘사라져라’를 같이 들어보자. 어떤 곡인가.

“‘제 음악은 이렇습니다’라고 알리는 곡이다. 여자가수 1명이 돋보이도록 반주도 피아노와 하프시코드만 썼다. 바로크 시대 때 대위법을 차용해서 클래식한 부분도 집어넣었다.”

= 피아노는 누가 쳤나.

“제가 연주했다. 전공은 컴퓨터음악이지만 고등학교(부산 구덕고) 때는 클래식 작곡과에 가려고 입시준비를 하면서 피아노를 배웠다.”

= 밴드 나비맛에서는 베이스를 치지 않았나.

“동아대 컴퓨터음악과에 다니다 군대를 갔다오니까 실용음악과로 바뀌어 있었고 학생들은 모두 악기를 연주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베이스를 치게 됐다.”


= 정규앨범의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 전과정을 모두 24비트, 96kHz로 작업했다고 들었다.

“CD 수준인 16비트, 44.1kHz로 (녹음과 믹싱을) 하면 거친 소리가 날 수 있다. 좀더 아날로그에 가까운 소리를 담으려면 24비트, 192kHz여야 하지만 192kHz는 장비적으로 너무 어렵겠다 싶어서 96kHz를 선택했다. 현실적으로는 96kHz가 괜찮은 포맷이다. 녹음도 카세트테이프에 했다. 이렇게 아날로그로 녹음하니 음질열화가 없더라. 공간감과 무대감도 살아났다. 마스터링도 아날로그 전문가인 외국 엔지니어(애비로드 스튜디오의 마일즈 쇼웰)에게 부탁했다. 돈은 많이 들었지만 원하는 소리가 나왔다. 이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 어쩐지 몇몇 곡의 사운드스테이지가 장난이 아니더라. 의미있는 작업이다. 이어 2월에는 역시 백새은이 피처링한 싱글 ‘굿 나잇’이 나왔다.

“직장인의 비애를 담은 노래다. 직장 다니는 친구들을 보니 밤10시가 되어도 업무용 문자나 카톡이 오다라. 저는 직장생활을 안해봐서 잘 몰랐는데 다들 힘들어하더라. 그래서 만들게 됐다. 그렇다고 상사 욕을 대놓고 한다든지 강한 메시지보다는 유쾌하게, 가사도 착하게 붙였다. 결국은 지금은 잘 자고 내일 만나서 상쾌하게 일합시다, 이런 내용이다. 모든 게 사랑노래일 필요는 없다.”

= 마치 오르골을 듣는 듯한 대목이 있다.

“극중 화자가 막 잠이 들려는 대목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그러다 잠이 들었는데 회사에서 카톡이 온 것이다. 이 곡에는 피아노, 드럼, 베이스, 쉐이크, 일렉기타 등을 동원해 살롱에서 연주하는 느낌을 담았다.”

= 3월에 나온 ‘온리 유’는 밝고 경쾌한 느낌이 좋다.

“봄의 시작,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노래다. 음악 자체도 굉장히 예쁜 모던록 스타일이다. 앨범 정서를 아우를 수 있는 곡은 아니지만 봄에 연인들이 듣기에는 좋을 것 같다.”

= 그런데 앨범 재킷에 ‘Daphnis et Chloe’라는 노란 딱지가 붙었다. 도이치 그라모폰(DG)을 연상케 하는 레이블 표식인 것 같다.

“미니멀하게 가고 싶었다. DG, 데카, 낙소스, 하이페리온 등 여러 클래식 레이블을 참고했는데 저마다 컨셉트가 다르더라. 질리지 않는 느낌을 내게 해달라고 주문했고, 여러 도안이 나왔는데 모두 포인트가 노란색이었다. 마음에 든다.”


= 자, 이제 정규앨범 ‘끝에 서 있다’를 들어보자. 타이틀곡은 ‘끝에 서 있다’다.

#. 1집 트랙리스트 = 1. 사라져라 2. 끝에 서 있다(타이틀) 3. 오해와 이별 4. 굿 나잇 5. 우리 같은 길을 가네 6. 나를 안아줘 7. 헤어지는 중 8. 온리 유 9. 그노시엔느: 바다

#. ‘끝에 서 있다’ 가사 = 치열하게 살아왔던 지난 날들이 더는 부질없어 못하겠어 쉬고만 싶어 / 죽을 만큼 사랑했던 너는 어디에 돌아보지도 않고 잔인하게 날 떠났어 / 난 어디로 가는 걸까 난 어디로 갈 수 있나 미약하게 남아있던 열정의 파도가 얼어붙어 버렸어 멍하니 끝에 서 있다 / 뜨거운 눈물이 멈추지가 않아 숨도 못 쉬겠어 못 걷겠어 떠나고 싶어 / 난 어디로 가는 걸까 난 어디로 갈 수 있나 난 어디로 가는 걸까 난 어디로 갈 수 있나 / 오랜 시간 꿈꿔왔던 나의 소망이 더욱 멀어져 가네 외로이 끝에 서 있다

“이 시대 청년들의 삶을, 그들이 겪고 있는 현상 자체를 있는 그대로 들려주고 싶었다. 지금 청년들은 ‘나도 잘 살 수 있다’ 이런 희망이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진입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그래서 힘들다. 이런 청년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러면 오히려 반감만 안긴다. 위로가 절대 안된다. 그들의 상실감을 판화처럼 보여주고 싶었다. 벼랑 끝에 선 화자가 바다를 보고 있는 불안한 심리를 담으려 했다. 실제로 속초에 가서 서서 새벽 5시에 파도 소리를 녹음기에 담았다. 앨범 마지막 곡 ‘그노시엔느: 바다’에도 뒷부분 2분은 모두 파도소리다. 앨범재킷 사진도 속초 갔을 때 찍은 것이다.”


= ‘오해와 이별’은 백새은과 함께 부른 듀엣곡이다.

“완벽하게 같이 불렀다. 노래에 나오는 남자는 떠나가려 하고 여자는 잡으려는 상황이다. 남자는 얘도 사랑하지만 다른 애도 사랑하는, 참으로 이기적인 사람이다.”

= ‘우리 같은 길을 가네’는 직접 불렀다.

“제 개인적인 얘기가 많아서 직접 부르게 됐다. 이 곡은 인간관계에 대한 노래다. 친하고 서로 같은 꿈을 향해 가는 사람들도 서로 다른 사람이구나, 내가 이 사람한테 뭘 강요할 수는 없구나, 이런 내용이다. 그도 나를 위로해줄 수 없는 것이고. 코러스를 입힌 것은 제 노래의 테크닉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웃음). 물론 비틀스 같은 화음도 좋아했다.”

= 1집에 대해 스스로 평가를 하자면.

“민망하긴 하지만 2년 동안 준비하고 곡 작법에서 많은 걸 드러낸 앨범이라고 본다. 편안하게 들렸으면 해서 아날로그 녹음을 시도했다. 요즘도 하루에 서너번씩 완곡 플레이를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지?’ 싶다. 사운드적으로 만족한다. 곡도 담백하게, 완성도 있게 나왔다. 예전보다 훨씬 대중적으로 나왔다. 대중음악에서 24/96 녹음이 많지 않은데 이 부분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 다프니스와 클로에의 올해 계획을 들어보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하자. 수고하셨다.

“‘다프니스와 클로에’라는 브랜드를 새로 론칭한 만큼 신인뮤지션의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 많은 대중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특히 오디오 하시는 분들한테 입소문이 났으면 좋겠다.”

/ kimkwmy@naver.com
사진=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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