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꿈 사라진 염기훈, 그래도 푸른 심장은 뛴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5.12 05: 58

러시아 월드컵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 그러나 염기훈의 푸른 심장은 멈추지 않았다.
염기훈은 지난 9일 오후 8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울산 현대와 16강 1차전 휴반 32분 리차즈와 충돌하며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 갈비뼈를 다치면서 교체됐다.
당시 염기훈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우려를 샀다.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골절 판정을 받았다. 러시아 월드컵이 한달 여 남은 시점에서 입은 치명적인 부상. 갈비뼈 골절은 까다로운 부상이다. 회복이 쉽지 않다. 완전히 아물 때까지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재활 기간을 생각한다면 염기훈의 러시아행은 사실상 무산됐다. 대표팀의 조커 카드로 8년 만의 월드컵 재승선이 유력했던 염기훈이었기 때문에 더 큰 아쉬움을 샀다. 대표팀뿐만 아니라 소속팀 수원에게 염기훈의 부상은대형 악재다.
수원은 지난 4월 29일 전북 현대전 이후 팀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시즌 초 원정 전승을 달리던 수원은 전북전을 시작으로 슈퍼매치 FC 서울과 경기 1-2 패, 울산과 ACl 16강 1차전도 0-1로 패배했다. 원정 3연패로 흔들리고 있는 수원에게 팀의 핵심 선수이자 정신적 지주인 염기훈의 장기 부상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선수 본인 입장에서는 월드컵이라는 가장 큰 영광이 사라진 상황. 그래도 염기훈의 머리에는 오직 수원 밖에 없었다. 그는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원 이적 후 오로지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다짐 하나로 정말 최선을 다해 앞만 보고 달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번에 한 템포 쉬고 더 오래오래 선수 생활 이어가라는 뜻으로 생각하겠다"고 담담하게 심경을 밝혔다.
이어 염기훈은 수원 팬들에게 팀에 대한 믿음을 부탁했다. 그는 "팬분들이 경기력과 결과에 실망하신 것을 알고 있다. 선수들도 죄송하고 반성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염기훈은 "그래도 이런 상황일수록 팬들의 응원이 더 필요하다.  보기 싫다고 경기장을 안 오기 보다는 욕을 하더라도 경기장에서 욕도 하고 응원도 해주시면 큰 힘이 된다. 이럴 때 일수록 저희끼리 모이고 단합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수원은 오는 13일 FC 대구와 홈 경기를 가진다. 오는 16일 울산과 ACL 2차전을 앞둔 만큼 어떻게든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상황. 염기훈은 "대구전 빅버드에 가서 동료들에게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아쉬운 부상으로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염기훈의 꿈은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수원을 사랑하는 염기훈의 푸른 심장은 멈추지 않았다. 과연 염기훈의 열정이 수원에게 어떠한 힘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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