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칸 레터] 드디어 본 '공작'..액션·추격→심리전 '新개념 첩보물'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5.12 10: 41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은 그간 숱하게 봐왔던 첩보 스파이물과 확실히 달랐다. 주먹이 오가는 거친 액션 장면들도 전무했고, 서로를 쫓고 쫓기는 추격신도 없었다. 현실을 반영해 잔잔하게 흘러가는 것 같으면서도 묵직한 감동을 안긴 새로운 첩보 장르의 영화였다.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된 영화 ‘공작’이 11일 오후 11시(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 공식 상영을 통해 전 세계 평단 및 관객들에게 첫 공개됐다.
‘공작’의 러닝타임은 140분. 이튿날인 12일 새벽 1시 20여분이 돼서야 상영이 종료됐지만 끝까지 관객들은 자기 자리를 지키며 환호를 보냈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실화 모티프의 첩보 스파이물이다.
‘공작’은 감독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펼친 영화가 아닌, 현실적이고 과장되지 않은 첩보물을 만들고 싶었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냉전중인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담아 여타 첩보영화와 차별화를 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달 열린 남북 정상회담 긍정적 결과와 맞물렸다는 점에서 시의성도 적절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내외 매체를 통해 선언한 판문점 선언은 비핵화 의지를 가늠케 했다.
남북한 두 정상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남북 교류 활성화 등 3대 의제를 두고 역사적인 담판을 벌이지 않았나. ‘공작’은 올해가 아닌 2005년 남북 정상회담까지 표현했지만 상상이 아닌, 광범위하면서도 구체적인 의제를 담았다.
남북 정상회담은 그 자체로 역사적이지만 통일로 가는 과정의 디딤돌이라는 점 또한 현실이다. ‘공작’에서 그린대로 신속한 비핵화 로드맵이 나오면 좋겠다.
칸(프랑스)=김보라 기자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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