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키스 먼저' 기도훈 "힘들었던 시절, 무법자 되겠다 싶더라"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05.22 10: 41

훤칠한 키에 주먹만한 얼굴, 특유의 진중한 표정에 살살 녹는 눈웃음까지, 배우 기도훈은 가능성이 많은 신예다. 특히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극본 배유미/ 연출 손정현)에서는 극 중 은경수(오지호 분)가 운영하는 카페의 바리스타이자 청각장애인인 여하민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상황. 이에 OSEN은 앞으로가 기대되는 기도훈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기도훈은 "소중하게 생각했던 캐릭터를 떠나보내 아쉽기도 하지만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사실 출연진 및 제작진분들이 워낙 잘 해주셔서 좀 더 잘 하고 싶었는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라며 드라마가 종영한 소감을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하민이를 연기할 때 청각장애를 잘 표현하고 싶었는데 부족한 점이 많아 아쉬웠고, 그래서 더 딱딱해지지 않았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기도훈의 아쉬움이 큰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실제로 카페에서 바리스타 일을 배우고 청각장애인이 있는 시설을 방문하는 등 각고의 노력과 열정을 쏟았기 때문. 그는 "깊이 있는 섬세한 연기를 펼치고 싶었다. 청각장애인분들이 느끼는 감정을 잘 표현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봐주셨는지 모르겠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기도훈은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극 중 손이든 역의 정다빈과 펼친 로맨스 연기와 열린 결말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다빈이한테 정말 많이 배웠다. 그 친구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다"고 운을 뗀 그는 "전체적인 스토리상 하민이와 이든이의 로맨스가 성립되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두 사람이 성인과 미성년이지 않나. 만약 로맨스가 이뤄져 스킨십이 있었다면 보는 분들이 오히려 불편하셨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현장에서 많은 도움을 줬던 선배 오지호에게 "촬영 시작 30분 전에 오셔서 절 봐주시더라. 정말 감사했다"라고 인사한 뒤 "큰 도전이었고 모험이었는데 마음 따뜻한 감독님과 선배님들, 그리고 스태프분들이 계셨기에 잘 끝낼 수 있었다. 따뜻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기도훈은 이번 '키스 먼저 할까요?' 외에도 웹드라마 '선무당 공도사의 창업성공기', MBC '왕은 사랑한다', KBS2 '드라마 스페셜-SLOW'와 영화 '쎄시봉' 등 다양한 작품에서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는 상태. 이처럼 방송계에선 신예이지만 사실 그는 중학생이던 16세에 연예계에 첫 발을 들였다. 농구 선수를 꿈꾸다 부상으로 좌절한 뒤 모델로 캐스팅돼 활동을 펼친 것.
이후 기도훈은 "우연히 출연한 독립영화를 통해 연기에 재미를 느껴 배우로 전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독립영화를 찍었을 때 '이걸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떠한 인물도 될 수 있고 그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할 수 없다는 게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는 모델 보다 배우 쪽에 집중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라고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 시선을 모았다.
또한 그는 "소속사 문제로 한동안 조용히 있었던 적이 있었다. 어떨 때는 '거리의 무법자가 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그래도 제가 사람 복이 많아서 그분들의 도움으로 먹고 살 수 있었다"라고 과거를 회상한 뒤 "기대할수록 많이 아프니까 오늘도 물 흘러가듯, 흘러감 안에서 단서를 찾으려고 한다. 연예계가 사람들을 만나 상대하는 일인 만큼 좋은 동료들을 많이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사람 냄새나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 대중보다 반 발자국 앞서 좋은 문화와 이상향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밝혀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방송 매체는 물론 연극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던 기도훈. 끝으로 그는 자신을 지지해주고 있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가 모델로 데뷔할 때부터 배우로 활동하는 지금까지, 함께 성장해주신 팬분들이 계신다. 팬분들의 사랑이 제게 그렇듯, 제가 열심히 하는 모습도 그분들에게 삶의 원동력이 됐으면 좋겠다. 그동안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지켜봐 달라." / nahee@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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