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전 타이거즈 소방수도 임창용이었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8.05.14 14: 21

소방수에 대한 믿음은 21년의 세월을 지나도 변함이 없었다. 
KIA 베테랑 투수 임창용(42)이 기어코 최고령 세이브를 따냈다. 지난 13일 삼성과의 대구경기에 8-7로 앞선 9회말 등판해 한 점차를 지켰다. 첫 타자의 타구를 잡은 3루수 정성훈의 1루 악송구로 위기로 시작했다. 1사 2루에서 박한이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두 타자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25개의 볼를 던지며 끝내 한 점차를 지켰다. 시즌 첫 세이브. 경기후 "이토록 세이브가 어려운지 몰랐다"는 말이 묵직하게 전해왔다. 작년 소방수에서 미들맨으로 보직이 바뀌며 멈추었던 세이브 시계도 다시 돌아갔다. 통산 255세이브. 일본 NPB리그 128세이브까지 포함하면 383세이브째이다. 

임창용이 최고령 세이브를 따내면서 타이거즈 소방수의 흑역사도 동시에 부각되었다. 전신 해태를 포함해 타이거즈사에서 최고의 소방수는 선동렬이었다. 무적의 0점대 방어율 소방수로 군림했던 선동렬은 1995년을 끝으로 일본 주니치에 입단했다. 
까치 김정수가 1996년 소방수로 활약을 펼쳐 우승을 이끌었지만 단기간이었다. 다음으로 바통을 이은 소방수가 바로 임창용이었다. 1995년 고졸신인으로 입단한 임창용은 1995년 14경기를 던졌고 1996년은 마당쇠로 49경기를 소화하며 7승(7패), 평균자책점 3.22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비로소 1997년 소방수 보직을 처음으로 수행하면서 14승(8패) 26세이브를 거두었다. 평균자책점이 2.33에 불과했다. 14승이 모두 구원승이었다. 규정이닝을 넘어 135이닝이나 던졌다. 소방수가 규정이닝을 넘었다는 것은 경기 도중, 6회든 7회든 마운드에 올라가 경기를 책임졌다는 것이다. 64경기에서 55경기의 경기를 종료시켰다. 
임창용 이후 타이거즈는 많은 소방수들이 나왔지만 간판이라는 명예를 잇지 못했다. 오봉옥, 신용운, 이강철에 이어 한기주가 잠깐 빛을 발했지만 30세이브를 따내지 못하고 부상으로 주저앉았다. 외국인 소방수로 고용했지만 낙제점이었다. 윤석민이 2015년 복귀해 30세이브를 따냈지만 어깨부상으로 이탈했다.
임창용은 고향에서 야구를 끝내고 싶은 마음에 2016년 빨간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소방수를 맡았지만 구위는 예전만 못했다. 2016년 15세이브, 2017년 7세이브에 그쳤다. 작년 시즌 중반부터는 소방수 보직도 놓았다. 김세현이 이적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새로운 소방수로 자리를 잡았다.  
42살의 나이. 그래도 필승조 투수로 발령을 받아 자존심은 지켰다. 그런데 믿었던 소방수 김세현이 부진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믿을 곳은 임창용 뿐이었고 한 점차에서 최고령 세이브로 응답했다. 1997년 타이거즈 소방수 임창용. 2018년에도 타이거즈 소방수로 소환되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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