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펄펄' 최철순, "집사람한테 미안하네요..."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5.16 05: 30

"집사람한테 미안 하네요...".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 16강 2차전서 로페즈-이재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1차전 2-3 패배를 뒤집고 원정 다득점 원칙도 적용받지 않은 채 4-3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 현대의 최철순은 전 날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했다. 신태용 감독 부임 후 모든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인정을 받았던 최철순은 28명의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부상자가 생겼을 때 포함될 수 있는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23명이 월드컵에 나선다는 것을 볼 때 최철순은 마지막 기회를 부여 받았다.
만 31세인 최철순에게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최철순에 대해 "피지컬이 약하고 공격전개 능력과 크로스가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최종 엔트리 탈락도 아쉬운데 선수의 단점에 대해서만 말했다. 신 감독이 말한 긍정적인 부분은 "열심히 뛴다"정도였다.
아쉬움 감정을 가득 안은 채 경기에 임했다. 물론 선수 본인의 생각은 달랐지만 주변의 생각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원래 오른쪽 수비수인 최철순은 최근 팀 사정 때문에 왼쪽 수비로 출전하고 있다. 오른발 잡이지만 김진수, 박원재 등 기존 자원들이 부상으로 전멸 상태가 된 포지션을 맡고 있다.
최철순은 왼쪽 수비수로 나섰지만 중요한 역할은 부리람의 외국인 선수 디오고 봉쇄였다. 또다른 외국인 선수인 에드가 실바는 중앙 수비진이 교대로 맡았고 태국 리그1 득점 선수 디오고는 최철순의 몫이었다. 최철순은 몸을 아끼지 않고 디오고를 막아냈다. K리그 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태국리그지만 부리람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일본 J리그와 중국 슈퍼리그 팀들과 대결서도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던 디오고는 최철순에 완벽하게 틀어 막혔다. 짜증만 부렸다.
또 최철순은 비록 어시스트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문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몇 차례 연결했다. 제 역할은 수비를 안정적으로 가져간 뒤 공격적인 모습도 보였다.
탈진한 모습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가던 최철순은 " 경기장에 나가면 항상 최선을 다한다. 오늘 매우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힘내서 했다. 전북 팬들이 오늘 더 많이 응원해주신 것 같다. 항상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하는 동안 전북 최강희 감독은 최철순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내가 마음을 만져줄게"라고 말했다. 최철순은 "정말 미안한 것은 집사람이다. 솔직히 그동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면서 내가 머물 곳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집사람은 다른 생각을 한 것 같다. 기대도 했던 것 같은데..."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이 월드컵"이라면서 "크로스와 세밀한 것이 부족하다. 활동량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해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최철순은 밝았다. 최강희 감독의 농담도 너스레를 떨며 넘겼다. 그는 "감독님께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여쭤보셨다. 또 발목부상은 붕대를 감고 뛰는 것이라고 말씀 하셨다"면서 "디오고 막는다는 생각만 했다.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매 경기 나서는 것 자체에 항상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철순은 "오늘 이기면서 우리의 목표는 계속 이어지게 됐다. 오늘 패하면 일년 농사를 모두 망치는 것이라 생각했다. 대표팀은 내가 갈 곳이 아니다. 나는 전북에서 경기에 뛸 수 있으면 된다. 이 곳에서도 경쟁을 해야 한다. 다른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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