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시그대' PD "데프콘, NG 거의 없어..장동윤 미안하다"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05.18 09: 53

(Oh!커피 한 잔①에 이어) tvN 월화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극본 명수현/ 연출 한상재, 이하 시그대)는 시(詩)를 녹여낸 소소한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준 배우들의 열연으로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비록 높은 시청률을 얻진 못했지만 아름다운 시와 '코메디컬 스태프(Comedical staff)'라는 생소한 직업군을 소개했다는 점에서도 뜻깊은 시도였다는 의견이다.
특히 이유비, 이준혁, 장동윤, 데프콘, 신재하, 이채영 등의 출연 배우들은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함께 성장해가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더했다. 최근 OSEN과 인터뷰를 진행한 한상재 PD는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며 환한 미소를 짓기도. 이에 그에게 작품을 마무리한 소감과 각 배우들의 활약상에 대해 물었다.
먼저 그는 "많은 걸 느끼고 배웠다. 배우들하고 호흡도 좋았고 또래 배우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들 친구처럼 지냈다"면서 "시청자분들의 댓글을 보면서 힘을 많이 얻었다. 저희 식대로 잘 마무리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극 중 물리치료사 우보영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 이유비에 대해 "아이디어 뱅크였다. 첫날 첫신부터 이해력도 빨랐고 본인이 생각해낸 것들을 많이 이야기해줬다. 또 그대로 해봤을 때 나쁘지 않았다. 현장에서 여배우랑 작업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는데 호흡이 정말 좋았다. 제가 말을 하면 바로 알아듣고 본인이 생각한 것도 이야기해줘서 서로서로 좋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극 중 물리치료계의 일인자 예재욱 역을 맡은 이준혁에 대해서도 "대본을 보는 능력이 탁월한 배우다. 이준혁 씨가 '이 장면은 이 부분을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이야할 때가 있었는데, 나중에 촬영이나 편집을 할 때 '왜 이준혁 씨가 이 이야기를 했는지 알겠다' 싶을 때가 꽤 있었다. 저희는 작품을 전체적으로 보고 배우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심도 있게 분석하니 이준혁 씨가 저보다 먼저 알아챈 것이다. 그런 능력이 탁월하신 분이다. 도움이 많이 됐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상재 PD는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준 데프콘의 섭외 비하인드스토리를 털어놓기도 했다. 데프콘은 극 중 결정 장애가 있는 방사선사 김대방으로 분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사실 작가님의 아이디어였다"라고 운을 뗀 한상재 PD는 "이후 데프콘 씨가 나온 KBS 단막극을 봤는데 연기를 잘 하시더라. 일단 만나보고 싶어서 연락을 했고 미팅을 가졌다. 데프콘 씨가 연기에 대한 욕심은 있어 보였지만 '연기가 장기는 아니라서 너무 디테일한 요구는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는 저희의 요구를 다 들어주시더라. 대사 NG도 거의 없었다. 래퍼라서 발음 NG가 나는 걸 본인이 용납하지 못했다. 데프콘 씨가 오시면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배우로서의 가능성이 많으신 분이다. 앞으로 더 잘 되실 것 같다"라는 설명했다.
그는 또한 극 중 김윤주 역을 맡아 뻔뻔함과 동시에 아픔을 가진 이혼녀의 모습을 보여준 이채영에 대해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면이 있었다. 실제로는 성격이 굉장히 털털하셔서 촬영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줬다"라고 밝히는가 하면, '궁셔리(궁상+럭셔리)의 아이콘'이 된 김남우 역의 신재하에 대해선 "진짜 배우다. 본인이 생각했던 캐릭터를 잘 잡는다. '이 배우도 이 자리까지 그냥 올라온 게 아니구나' 싶었다"라고 칭찬하며 "생각해보니 NG를 낸 배우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데프콘 씨가 연기 구멍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고 만족해했다.
그런가 하면 한상재 PD는 극 중 우보영을 짝사랑해 괴롭히는 실습생 신민호 역의 장동윤에게 "미안하다"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그는 "장동윤 씨의 캐릭터가 욕을 먹으니까 미안하더라. 초반에 생각했던 거랑 달라진 부분도 있었다. 시청자분들이 예재욱과의 러브라인을 원하시다 보니 그쪽으로 흘러간 부분도 있었다. 처음부터 러브라인을 그쪽으로 정한 건 아니다. 오히려 초반에는 신민호랑 될 가능성이 80%였다. 아무래도 우보영과 예재욱의 러브라인으로 가다 보니 신민호 캐릭터가 우보영을 괴롭히게 됐고, 그런 캐릭터가 있어서 예재욱이 더 살았던 점도 있다. 어떻게 보면 장동윤 씨가 희생을 한 거다"라면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사실 장동윤 씨가 여리여리해 보이는 외모이지 않나. 그런데 인명구조사나 스쿠버다이빙 등 다양한 자격증을 가지고 있더라. 운동도 많이 해서 몸도 좋았다. 그걸 촬영하는 중간에 알게 됐는데 실제로 상당히 남자답다. 군대도 벌써 다녀왔고 강한 배우다"라며 촬영 중 장동윤이 대역 없이 소화한 액션신 비하인드스토리를 덧붙여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끝으로 한상재 PD는 "시청자분들 덕분에 힘이 많이 났다. '시청률이 왜 안 나오지? 힐링 드라마인데', '내일이 막방이라니 아쉬워요', '갤러리, 팬카페 만들었어요' 등의 댓글을 보면서 정말 감사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이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nahee@osen.co.kr
[사진] CJ E&M 제공, '시그대'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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