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세월호 화면 알고도 사용"..'전참시', 여전히 싸늘한 이유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8.05.16 19: 51

단순한 방송사고를 넘어 논란과 파문을 몰고 온 '전참시' 세월호 뉴스 화면 인용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그동안 MBC 측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벌였고, 편집을 담당한 조연출의 과실로 논란이 일어났으나, 고의성은 찾기 힘들다는 게 결론이다.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에서는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논란과 관련해 진상 조사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고,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도 자신들의 입장을 공개했다.
이번 조사결과의 핵심은 제작진의 고의성 여부다. 세월호 뉴스 화면과 이영자의 어묵 먹방을 연결짓는 과정에서 실수로 한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악의적인 편집을 한 것인지를 두고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 측은 "해당 조연출로부터 모든 일이 비롯됐다"며 "FD를 통해서 전달받은 자료 중 3가지가 사용됐다. 조연출이 속보 형태의 멘트를 이어가는 최선의 자료라고 판단했다더라. 첫 번째 영상은 세월호 관련 뉴스인 줄 몰랐다며 필요한 멘트만 취사선택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세 번째 영상은 세월호 사고 화면 뉴스인 줄 알았다더라. 하지만 뒷 배경을 흐림 처리한다면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해 미술부에 컴퓨터그래픽 처리를 의뢰한 것이다"며 자세하게 밝혔다. 
다시 말해 조연출은 이영자가 매니저와 어묵을 먹는 장면에서 뉴스 속보처럼 전달하려고 했을 뿐, 세월호 희생자를 희화화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 조연출은 특정 사이트에서 '어묵'을 조롱 의도로 사용한다는 걸 전혀 몰랐으며, MBC 측은 휴대전화 및 SNS 등을 통해 일베설도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고.
만약 조연출의 고의성이 발견됐다면 제작진 징계를 비롯해 엄격한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고의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조사위원회 측은 "해당 방송이 세월호 가족을 비롯해 시청자, 그리고 출연자들에게 끼친 상처는 너무나 컸다. 해당 조연출뿐만 아니라 제작 책임자 모두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조롱하거나 희화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단순 과실로 보기도 어렵다. 사회적 참사를 다루는 뉴스를 사용해 방송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해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참시' 세월호 뉴스 인용 논란은 조연출의 무지와 과실에서 벌어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고의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방송이 나가기 직전까지 이를 지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것만으로도 대중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기에 "조연출이 세월호 사고 화면 뉴스인 줄 알았다"는 부분에서 여전히 공분을 사고 있다. 
한편, 지난 5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제작진은 이영자의 어묵 먹방을 뉴스 형식으로 내보내는 중에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는 뉴스 장면을 인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어묵'이란 표현이 특정 사이트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희화화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논란이 더 커졌다. 
이후 최승호 MBC 사장까지 나서 거듭 사과의 뜻을 내비쳤고, "'전참시'에서 일어난 사안을 제대로 조사해 밝히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만든다. 내부 구성원만으로 조사해서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런 형태의 조사위는 MBC 역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이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벌여왔다./hsjssu@osen.co.kr
[사진] MBC 제공, 해당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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