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주루코치 제지 무시한 김규민의 폭풍질주 이유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5.18 06: 22

김규민(25·넥센)의 폭풍질주 뒤에는 숨은 이야기가 있었다.
넥센은 17일 고척돔에서 개최된 ‘2018시즌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전에서 타선의 대폭발로 8-2로 승리했다. 2연승의 넥센(22승 23패)은 LG와 공동 5위가 됐다. 
승부처는 7회말이었다. 넥센이 4-2로 앞선 7회 1사 1,2루에서 임병욱이 타석에 섰다. 임병욱은 팻딘의 투구를 받아쳐 안타를 때렸다. 2루에 있던 박동원은 여유 있게 홈인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1루 주자 김규민이 2루를 돌 때 주루코치가 ‘스톱’ 사인을 냈다. 그런데 김규민은 이를 무시하고 홈까지 질주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김규민은 홈플레이트를 왼손으로 찍었다. 5분 가까이 비디오판독까지 진행된 끝에 겨우 득점이 인정됐다. 넥센이 6-2로 달아나 승리를 굳힌 장면이었다.
김규민은 홈인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을까. 아니면 주루코치의 사인을 보지 못한 것일까. 경기 후 만난 김규민은 “타구가 펜스에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2루를 돌 때는 주루코치님이 달리라는 사인을 내고 있었다. 그런데 3루를 돌 때 ‘스톱사인’을 늦게 봤을 때는 이미 가속이 붙어 멈출 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그냥 뛰었다”면서 웃었다.
만약 홈에서 아웃이 됐다면 모든 책임은 김규민이 져야 했다. 그는 “만약에 아웃이 되었어도 후회는 없었다. 혼나도 내가 혼난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결과적으로 김규민의 과감한 판단이 약이 됐다.
최근 김규민은 이정후의 부상을 틈타 톱타자로 자리를 굳혔다. 그는 “작년 2군에서도 계속 1번 타자를 봤다. 특별히 힘들거나 하지는 않다”며 넥센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박재만 기자 /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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