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변신' SK 김정우, 기대감 모이는 투지의 눈빛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18 13: 01

올 시즌 KBO 리그는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확실히 예년보다 많은 신인들이 1군에 올라와 선배들과 기량을 겨룬다.
이에 비해 SK의 2018년 1차 지명을 받은 김정우(19)는 아직 퓨처스리그(2군)에 있다. 고교 시절 야수로서의 성적이 더 도드라졌던 김정우는 프로에서는 투수에 전념하고 있다. 주전 선수로 청소년 대표까지 역임한 김정우이기에 동기들의 활약상은 심리적 박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김정우는 “대표팀 동기들끼리 단체 채팅 방이 있다. 연락은 굉장히 자주 하고 있다”고 웃었다.
하지만 김정우는 “내가 고교 시절 굉장히 잘했던 선수는 아니다. 부럽지는 않다. 부러워해서도 안 된다”고 말하면서 “투수로서의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내가 선택한 일이다. 지명 순서와는 상관없이 어차피 다 똑같은 프로야구 선수라고 생각한다. 자기 위치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지금은 투수로서의 성공만 생각하고 있는 김정우다.

아직은 모든 것을 배우는 단계라고 말한다. 김정우는 “나는 아직 확실한 투수가 아니다. 투수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선수다. 그런 과정을 이겨내야 투수로 완성이 되는 것. 더 이상 야수 티를 내서는 안 된다”라고 명쾌하게 자기 진단을 내렸다. 힘들지만, 재미도 느낀다. 김정우는 “어느 위치든 다 재밌다. 팔 각도를 교정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김정우의 재능은 강화SK퓨처스파크에서도 화제를 모은다. 김경태 제춘모 투수코치는 김정우가 투수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팀의 마무리 후보라는 평가다. 구단 관계자들은 “눈빛이 살아있다. 생각도 어른스럽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실제 신인선수들을 전지훈련에 데려가지 않으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게 하고 있는 SK지만, 김정우는 투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2군 무대에 선을 보였다.
김정우도 “3군에 있는 동기들도 많은데, 먼저 올라와 던지고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면서 “3군에서 연습했던 것을 2군에서 보여줘야 한다. 코치님들에게도 어필을 해야 한다. 2군에 올라오니 잘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고 강조한다. 배운 것도 많다. 김정우는 “아마추어와 비교하면 확실히 힘의 차이가 크다. 실투가 나오면 바로 맞는다”면서 겸손하게 도전할 뜻을 시사했다.
이것저것 욕심도 많다. 김정우는 “구속이 빠른 편은 아니라, 구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변화구도 좀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신인선수치고는 우선순위가 매우 명확하게 잡혀 있다. 김정우는 “구위와 제구 모두가 필요한데, 프로 첫 해다보니 비시즌 동안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구속에는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제구와 변화구를 가다듬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겸손하면서도, 또 욕심을 부리는 김정우의 2군 출발은 매우 순조롭다. 아직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지 않다는 단점은 있지만 2군 첫 4경기에서 5이닝을 던지며 실점이 하나도 없다. 구속도 140㎞대 초·중반이 나온다. 공 끝에 힘이 있다는 평가다. 김정우는 “자신감 있게 던지고 싶다. 부족한 것은 차근차근 다 채워가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1군에 가는 것보다는, 먼저 완성된 투수를 꿈꾸는 김정우가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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