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수지는 예쁘다..올바른 소신까지도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5.18 20: 05

수지는 예쁘다. 얼굴도 마음 씀씀이도. 그리고 올바른 정신까지도. 
수지는 17일 SNS를 통해 유튜버 양예원이 과거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진행하던 당시 성추행 및 불법 누드촬영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한 국민청원글에 동의했다. 
수지의 공개 지지 덕분에 해당 청원글은 국민들의 폭발적인 동의를 얻었다. 톱 영향력을 가진 수지가 선함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밝히는 데 힘을 보탠 셈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페미니즘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월부터 사회 전반에 퍼진 미투 폭로 운동과 다름없는 사건인데 일부 불편러들이 애꿎은 수지에게 화살을 날렸다. 
결국 수지는 장문을 남기며 페미니즘이 아닌 휴머니즘임을 강조했다. "어쩌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을 보게 됐다. 어떤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던 '여자 사람'이 3년 전 일자리를 찾다가 원치 않는 촬영을 하게 됐고 성추행을 당했고, 나중에는 그 사진들이 음란사이트에 유출되어 죽고 싶었다고"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그는 "디테일한 글을 읽는 게 너무 힘든 동시에 이 충격적인 사건이 이 용기있는 고백이 기사 한 줄 나지 않았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그 새벽 당시에는) 만약 이 글이 사실이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았고 수사를 했으면 좋겠고 앞으로 이런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바랐다"고 자신의 의도를 분명히했다. 
그러면서 "정말 다행히도 인터넷에는 이 사건들의 뉴스가 메인에 올라와 있었다. 실시간 검색에도. 이제 수사를 시작했다고 하니 다행이다 생각하며 어떻게든 이 사건이 잘 마무리가 되길 바랐다"며 변함없이 응원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수지 역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악플러들에게 충격 받았다고. 그는 "물론 아직 수사 중이다. 맞다.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 어디까지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아직 누구의 잘못을 논하기엔 양측의 입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아무것도 안 나왔으며 어떤 부분이 부풀려졌고 어떤 부분이 삭제됐고 누구의 말이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나 "내가 선뜻 새벽에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듯한 댓글들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아직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이 사건에 내가 도움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사진들이 유출 돼 버린 그 여자 사람에게 만큼은 그 용기있는 고백에라도 힘을 보태주고 싶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래서 그는 "몰카, 불법 사진유출에 대한 수사가 좀 더 강하게 이루어졌음 좋겠다는 청원이 있다는 댓글을 보고 사이트에 가서 동의를 했다. 이 사건을 많이들 알 수 있게 널리 퍼트려달라는, 그것 만큼은 작게나마 할 수 있었다. 섣불리 특정 청원에 끼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해주셨다. 맞다. 영향력을 알면서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건에 마땅히 한쪽으로 치우쳐 질 수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둘 중 한 쪽은 이 일이 더 확산되어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좀 더 정확한 해결 방안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렇게 지나가게는 두고 싶지 않았다. 그 분이 여자여서가 아니다.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들었다' 휴머니즘에 대한 나의 섣부른 끼어듦이었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토록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볼 수 없을 터다. 구구절절 예쁜 말만 하는 수지다. 자신의 영향력을 알기에 조심스러우면서도 더 나은 사회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던 착한 마음이었다. 누가 그런 수지에게 돌을 던지나. 
요목조목 따져봐도 안 예쁜 구석이 없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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