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 떠난 웽거의 이별 극복기..."충격 있지만 내 인생 다음 장 열렸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5.19 09: 32

"나는 여전히 내 인생에서 새롭게 비어 있는 페이지를 가지고 있다."
인생을 다해 사랑한 것과 이별한 이후 충격 상태. 아르센 웽거의 현재를 나타내는 말이다. 미국 'ESPN'은 19일(한국시간) "웽거 감독은 그가 여전히 아스날을 떠나고 나서 충격에 빠져있다고 인정했다. 그래도 그는 월드컵 전까지 자신의 미래를 정할 것을 다짐했다"고 보도했다.
웽거 감독은 지난 13일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라운드 허더즈필드전을 끝으로 아스날을 떠났다. 그는 1996-1997년 아스날에 부임한 이후 22년 동안 리그 우승 3회와 FA컵 우승 7회란 업적을 세웠다. 2003-2004시즌에는 리그 무패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부진이 거쎄지면서 아스날 팬들의 사퇴 여론에 시달렸다. 결국 웽거 감독은 이번 시즌 이후 퇴진을 결심했다. 아스날을 떠나지만, 웽거 감독은 당장 축구계에서 은퇴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웽거 감독은 "아직 다른 팀 감독으로 부임할지 아니면 단장으로 자리를 옮겨 팀을 운영할지 정하지는 않았다. 아직 책상을 비우지도 못했다. 어떤 부분에서 여전히 충격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도 월드컵 개막전 까지는 내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문제는 아직 감독을 하며 벤치에 앉아 있을 것인가, 아니면 다른 기능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든 팀을 떠났지만 축구에 대한 애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웽거 감독은 "확실한 것은 계속 축구계에서 일을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계속 (감독으로) 고통 받기를 원하는지는 모르겠다. 아직 내 축구 철학은 변하지 않았다. 내가 여전히 코치를 하고 싶어하는지 확실히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웽거는 파리 생제르맹(PSG)의 단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웽거 감독의 팬은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웽거 감독은 "솔직하게 PSG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논의한 적은 없다. 나는 항상 PSG의 운영진과 가까운 사이였다. 나는 그들에게 PSG를 사라고 조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구단을 인수한 이후 뛰어난 성적을 내기도 햇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우승하지 못한다고 해서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생각으로는 제대로 된 클럽을 만들수 없다"고 조언했다.
'축구 중독자' 웽거 감독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축구만 떠올리고 있었다. 그는 "휴가 기간 내내 바닷가에 가서 누워있는 친구들이 부럽다. 나는 그렇게 못하겠다. 너무 지루하고 항상 도전이 필요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웽거 감독은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은 나에게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나는 여전히 내 인생에서 새롭게 비어 있는 페이지를 가지고 있다. 많은 작가들이 알듯이 빈 페이지를 채우는 것은 고통스러운 순간이다. 그러나 나는 각오가 되어있다. 지금은 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기회다"고 각오를 다졌다.
22년 간의 동행은 끝났다. 이제 아스날은 분주하게 웽거 다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미겔 아르테타, 패트릭 비에이라, 티에리 앙리 등 웽거 감독의 제자들이 후임으로 거론되고도 있다.
이에 질세라 웽거 역시 인생의 다음 장을 위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과연 아스날을 떠난 웽거의 다음 장은 무엇이 될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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