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매치'속 작은대결, 최철순 '고요한 나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5.20 05: 30

'고요한 나와!'.
FC 서울과 전북 현대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1 2018 14라운드 대결을 펼친다. 현재 K리그 1 성적만 놓고 본다면 차이가 크다. 치열한 대결이라고 전망하기 쉽지 않다. 전북은 10승 1무 2패 승점 31점으로 1위에 올라있고 서울은 3승 6무 4패 승점 14점으로 9위다. 전북이 서울이 비해 평균 득점득점도 2배 가량 높고 평균 실점은 훨씬 적다.
전반기 마지막을 준비하는 양팀의 대결서 관심을 모으는 작은 대결이 있다. 바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최철순과 최종명단에 합류한 고요한의 맞대결.

최철순과 고요한은 원래 오른쪽 측면 수비수다. 최철순은 원래 포지션이고 고요한은 다양한 플레이를 펼치다 오른쪽 수비수로 각광을 받았다. 물론 올 시즌 고요한은 완전히 달라졌다. 황선홍 전 감독의 뜻에 따라 고요한은 다양한 포지션을 섭렵했다. 골도 넣고 중원에서 경기 조율도 맡고 수비도 펼쳤다. 물론 올 시즌 오른쪽 풀백으로 뛴 경우는 없었다.
정규리그 1위이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한 전북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인 최철순은 지난 14일 발표된 대표팀 명단에서 낙마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하차 후 신태용 감독 아래서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됐던 최철순은 경쟁자들에게 밀렸다. 심지어 구체적으로 최철순이 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지 신태용 감독은 친절하게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은 "최철순도 파이터라고 판단하고 있다. 투지 등은 좋다고 판단했지만, 코칭스태프와 고심한 부분은 신체조건이나 마지막 마무리 등에서 안타깝지만 동행하지 못하지 않나"라며 발탁 불발의 이유를 전했다.
신 감독의 이야기를 들은 최철순은 곧바로 이어진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경기서 펄펄 날았다. 자신 보다 10cm 이상 큰 브라질 출신 선수를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 또 개인 수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움직임으로 큰 활약을 펼쳤다. 김신욱에게 결정적인 크로스를 연결하는 등 최철순 특유의 움직임은 여전했다. 상대의 발에 가격당해 넘어져도 참고 일어나 뛰었다.
물론 당시 경기를 마친 뒤 최철순은 "나는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나 보다 잘하는 선수들이 진출해야 빛이난다"고 말했다.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실력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신태용 감독님의 평가도 인정한다. 다만 집사람이 기대를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명단 발표 후 경기를 펼친 부다림 외국인 선수들의 몸 값은 K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들을 훨씬 상회한다. 특히 최철순이 상대했던 디오고는 타이리그 득점 선두다. 제주도 막지 못했고 광저우 등도 힘겨운 싸움을 펼쳤다. 디오고를 완벽하게 막아낸 것으로 최철순이 대표팀에 오를 실력을 갖췄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 선수 선발은 모두 감독의 권한이다. 다만 선수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과 평가는 추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당시 부리람전을 마친 뒤 최철순에 대한 평가는 더욱 좋아졌던 상황.
최철순을 대신해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오른쪽 수비수중 한 명이 바로 고요한이다. 물론 신태용 감독은 새로운 전술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온두라스, 보스니아-헤르제고비나와 2연전을 통해 새로운 수비 실험을 펼친 계획인 가운데 포백이 아닌 스리백 수비 전술로 경기에 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고요한은 공격적인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판단됐다. 콜롬비아와 경기서 상대의 핵심인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잘 막아낸 것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일 수 있다. 물론 당시 하메스는 정상적인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다. 대표팀 코칭 스태프라면 그 정도 상황은 분명하게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전술로 임하겠지만 냉정하게 따져 본다면 분명 최철순은 고요한과 경쟁을 펼쳤을 가능성이 높다. 신태용 감독은 당연히 고요한의 공격적인 능력에 더 높은 평가를 했을 가능성도 크다.
만약 최철순이 치열한 모습을 보인다면 월드컵 출전을 위한 경쟁은 더욱 흥미진진해 진다. 물론 최철순은 예비 선수이고 고요한은 이미 한번의 경쟁을 이겨낸 선수다. 둘의 개인적인 대결에 대한 궁금증이 아닌 대표팀 선발로 인한 경쟁이 촉발된 가능성이 충분하다.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 K리그 1의 내용도 더욱 재미가 늘어날 수 있다. 휴식기를 앞두고 총력전을 펼칠 서울과 전북전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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