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예쁜누나'는 잘못이 없다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8.05.20 14: 30

 JTBC '밥 잘사주는 예쁜누나'(이하 예쁜누나)가 아쉬움을 남기고 종영했다. 손예진이 연기한 윤진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현실에 발을 딛고 인생과 사랑을 둘 다 잡았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예쁜누나'에서는 이별했던 윤진아(손예진 분)와 서준희(정해인 분)이 다시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진아는 준희를 만나기 전까지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예쁨받았다. 하지만 준희를 만나고 사내 성추행 문제와 전 남자친구의 협박까지 이어지면서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준희는 흔들리는 진아의 곁을 지켰다. 

철이 없고, 사고치는 누나를 곁에서 지키는 준희의 존재 만으로 '예쁜누나'는 판타지다. 어떤 상처에도 괜찮다고 말하는 넓은 이해심과 30대 초반에 회사에서 인정받고 잘생긴 준희는 오직 드라마에서만 존재한다. 현실에 사는 진아는 그래서 준희에게 자꾸 미안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진아와 준희의 이별과 재회는 드라마 내내 반복됐다. 진아는 거짓말을 하고 흔들렸고, 실수했다. 준희는 그런 진아를 한 없이 품어줬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준희는 미국으로 도피를 선택했고, 진아는 준희는 물론 부모님과도 과감하게 이별하면서 성인으로서 독립했다. 
준희가 떠나고 홀로 남은 진아에게 주어진 것은 냉혹한 현실이었다. 현실에서도 회사에서도 쉽지 않았던 진아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출발을 계획했다. 상처받은 진아는 고독하지만 씩씩하게 성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살았다. 
인생이 걸린 수많은 선택들 앞에서 진아는 항상 현실적이었다. 진아는 현실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았다. 결국 연애도 이별도 독립도 모두 스스로 해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연기력이 물이 오른 손예진이 있었다. '예쁜누나'의 연하남 판타지를 완성하기 위해서 현실적인 진아의 존재는 필수적이었고, 손예진은 30대 중반 여자의 팍팍한 삶을 현실적으로 표현해내면서 공감을 이끌어냈다. 
손예진이 연기한 진아가 아니었다면 몇몇 무리한 설정 역시도 더욱더 눈에 띄었을 것이다. 윤진아의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끝까지 현실적인 드라마로 남을 것이다./ pps2014@osen.co.kr
[사진] JT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