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시에의 걱정, "일본 니시노 선임에서 민족주의 느낀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5.20 14: 18

"월드컵 본선을 2달 남겨둔 시점에서 감독 교체를 하려면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쩔 수 없는 선임이라 생각."
일본 '넘버 원'은 20일(한국시간) 최근 일본 대표팀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서 필립 트루시에 감독과 대담을 진행했다.
일본은 월드컵을 두 달여 남겨둔 시점에서 바히드 할릴호지치(66) 감독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니시노 아키라 기술위원장을 임명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축구협회(JFA)를 고소하는 등 불화의 씨앗은 여전히 살아있다.

트루시에 감독은 1998년 일본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해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8강, 2000년 아시안컵 우승,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준우승,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등 일본 축구의 전성기를 이끈 명감독이다.
트루시에 감독은 "할릴호지치 감독의 해임을 알고나서 충격적이었다. 사실 월드컵 본선을 얼마 앞둔 시점에서 감독 교체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왜냐하면 감독이야말로 팀의 축구 철학의 상징이며, 대표이다. 또한 할릴호지치 감독이 본선 진출까지 이끌었기 때문에 본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해임한 것은 충격이었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한편 JFA가 할릴호지치 감독을 해임한 이유로는 성적이나 선수와 불화, 스폰서의 압력, 일본 언론의 비판 여론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트루시에 감독은 "JFA가 여러 고민 끝에 본선 조별리그 돌파를 위해 승부수를 꺼냈다고 생각한다. 밖에서 볼 때는 본선 진출을 이끈 감독을 대회 직전 경질하는 것은 최악의 바보나 하는 짓이다. 그러나 일본 대표팀 내부에서만 알 수 있는 사정도 있었을 것이다"고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어 "JFA는 아마 할릴호지치 감독이 계속해도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일본 대표팀이 잠재력을 100% 발휘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믿고 싶다. 만약 다른 이유때문이라면 엄청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일본은 후임으로 니시노 감독이 부임하면서 오카다 다케시 이후 8년여 만에 자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 됐다.
트루시에는 "니시노 감독은 일본 대표팀에서 내셔널리즘(민족주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후보다. 해외에서 경험도 없고 일본 축구 그 자체를 상징한다. 국수주의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래도 나는 니시노 감독의 선임을 민족주의적 선택이라고 판단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월드컵 본선을 2달 남겨둔 시점에서 감독 교체를 하려면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쩔 수 없는 선임이라 생각한다. 일본 대표팀의 민족주의을 자극하는 것으로 일본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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