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낙점’ 정은원, 정근우-하주석 키스톤 위협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27 06: 11

“플레이가 어린 선수 같지 않다”
리빌딩 1년차를 맞이한 한용덕 한화 감독은 신진급 선수들의 성장에 흐뭇한 웃음을 짓는다. 야수 쪽에서는 신인 정은원(18)이 최근 한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선수다. 한 감독은 정은원에 대해 “발도 느리지 않고, 파워도 좋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당차서 기대가 많이 된다. 어린 선수 같지가 않다”면서 “기존 선수들이 경계해야 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우투좌타 내야수인 정은원은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의 2차 3라운드(전체 24순위) 지명을 받았다. 투수 중심의 드래프트에서 중앙 내야수로는 최상위 순번에 뽑힐 정도로 각 구단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수비가 안정되어 있고, 공·수·주 모두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였다. 한화도 같은 기대를 걸었다.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는 것은 남다른 기대감을 입증한다.

한용덕 감독도 정은원의 가능성에 흥분하고 있다. 활용폭도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정은원은 26일 인천 SK전에 하주석을 대신해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다. 그간 2루수로 선발 출장한 경우는 있었으나 유격수로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신인 내야수로 선발 유격수 출전은 보기 드문 일이다. 활약도 무난했다. 타석에서는 2루타 하나와 볼넷 하나를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특별히 흠잡을 곳 없이 경기를 마쳤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당장의 주전 경쟁이다. 한화는 정근우와 하주석이 중앙 내야를 이루고 있다. 기량과 경험적인 측면에서 정은원보다 나은 선수임은 분명하다. 다만 올 시즌 발걸음이 더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주석은 타율이 2할4푼3리에 머물러 있다. 정근우는 2할5푼2리에 수비 문제 때문에 2군까지 다녀왔다. “기존 선수들이 경계해야 한다”는 한 감독의 메시지, 그리고 실제 활용법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장기적으로도 중요한 선수다. 하주석이야 앞길이 창창한 선수지만, 한화는 그 외 팀의 내야를 장기적으로 책임질 자원이 풍족하다고 볼 수는 없다. 투수 쪽에서는 리빌딩의 가시적인 성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내야는 더딘 양상이다. 기대를 모았던 몇몇 선수들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유격수든 2루수든 팀 센터라인을 오랜 기간 책임져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능 출현은 반갑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당장 주전으로 한 시즌을 뛸 만한 기량과 체력이 있을지는 검증이 되지 않았다. 섣부른 기대보다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선수를 육성하는 인내도 필요하다. 그러나 한화는 지금 야수 주전 구도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선수가 절실하다. 이제 만 18세의 정은원이 그 몫을 해낸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시즌이 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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