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줄고 점수계산 변경' 볼링, "AG 5연패로 효자 증명할 것"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6.03 06: 01

한국 볼링은 전통적인 아시안게임(AG) 효자 종목이다. 1978년 방콕 대회부터 정식 종목이 된 이후 금메달만 31개를 수확했다. 2위 일본이 16개에 그치고 있으니 한국 볼링의 가공할 위력을 알 수 있다.
한국 볼링은 총 8번의 아시안게임(1982년과 1990년에는 정식 종목에서 제외) 중 5번을 종합우승으로 마쳤다. 더구나 2002년 부산 대회부터 2014년 인천 대회까지 4회 연속 아시아를 제패하고 있다.
오는 8월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볼링 강국 한국에는 커다란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종목이 줄고 점수 계산 방법도 변했기 때문이다. 지난 28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적응에 나서고 있는 한국은 아시안게임 5연패와 아시안게임 효자종목 의지를 다질 전망이다.

▲ 종목 절반 감소
아시안게임 볼링은 지난 대회까지 남녀 각 6개 종목(개인전, 2인조전, 3인조전, 5인조전, 개인종합, 마스터스) 12개 금메달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는 남녀 각 3개 종목(3인조전, 6인조전, 마스터스)만 열린다.
결국 금메달이 남녀 합계 6개로 대폭 줄어든 셈이다. 남녀 각 5개일 때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종목이 대폭 줄어든 것은 아시안게임 볼링 사상 처음이다. 이는 개최국 인도네시아의 급격한 경제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대연 볼링국가대표팀 총감독은 "종목이 많이 줄어 아쉽다. 하지만 한국 볼링이 단체전에 강한 만큼 최소 4개의 금메달을 우선 목표로 삼았고 전 종목 석권까지 노려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 원샷! 원킬!
아시안게임의 또 하나 변화는 점수 계산방식의 변화다. 월드볼링이 발표한 '커런트 프레임 스코어링(Current Frame Scoring)'이란 이름의 점수 계산방식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새롭게 적용된다. 전통적인 1게임 10프레임 방식, 한 프레임 30점, 한 게임 퍼펙트 점수는 300점으로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트라이크를 치면 앞의 두 번의 투구에 점수가 가산되고 스페어 처리를 했을 때 바로 앞 점수를 추가하던 방식이 사라졌다. 현재 프레임에서 점수 계산이 끝난다. 스트라이크를 치면 해당 프레임에 바로 30점이 주어진다. 스트라이크를 못치면 남긴 핀 수를 득점하고 스페어처리를 하면 10점이 추가된다. 마지막 10프레임에 있던 보너스 투구도 없다. 종전 12번 스트라이크를 쳐야 기록됐던 퍼펙트가 이제 10번으로 줄었다.
볼링전문매체 '볼링인 매거진'에 따르면 '커런트 프레임 스코어링' 방식을 종전 경기에 적용할 경우 평균 29.8점이 상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점수가 하락한 경우는 단 한 경기도 없었다고. 결국 '커런트 프레임 스코어링'은 평균점수를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강 감독은 "지난 5월 울산에서 열린 실업연맹대회에서 이 커런트 프레임 스코어링 방식을 적용한 결과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선수들의 적응이 빨랐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실 한국 볼링은 미국과 경쟁하는 세계 최정상 실력이다. 레인 파악이 빠르고 파괴력이 높다. 하지만 처음 적용되는 점수 방식인 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다.
강 감독은 "종전 계산방식은 실수하지 않는 선수가 유리했다면 커런트 프레임 스코어링은 스트라이크, 소위 말하는 '한방'을 잘치는 선수에게 유리하다. 진천선수촌에서도 '원샷'으로 끝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10분 정도 주어지는 연습 투구 때 빨리 레인을 파악해서 스트라이크 포켓을 찾아야 한다. 초반 몇번 실수를 하더라도 일단 스트라이크존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고도의 집중력이 계속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또 다른 근심이 있었다. 새롭게 생긴 6인조전 때문이다. 종전에는 없던 종목이다. 남녀 각 6명이 출전하지만 5인조전을 치르며 한 명은 후보로 남겨두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후보선수가 없어지는 셈이다.
강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부상자가 생길 경우 교체가 불가능하다. 경기 중 갑작스럽게 부상자가 생기면 6인조전 메달은 아예 포기해야 한다. 대표팀 선수들에게 '자기 몸은 스스로 잘 관리하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 인도네시아 전지훈련 특혜
한국 볼링대표팀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3일까지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볼링센터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갖는다. 홈팀인 인도네시아 볼링대표팀과 함께 한다. 이 볼링장은 오는 8월 22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아시안게임 볼링경기장이다.
사실 볼링경기장을 미리 경험한다는 것은 상당한 특혜다. 레인마다 다른 편차를 대회에 앞서 미리 체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기에 미칠 수 있는 미묘한 주변 환경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다. 이는 경기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볼 선택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2년 전 인연 때문이었다. 당시 인도네시아 남녀 대표 선수를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 대표팀과 열흘간 합숙을 한 적이 있었다. 이를 기억한 인도네시아볼링협회가 한국팀에게만 특별하게 아시안게임 경기장에서 훈련할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강 감독은 "현재 대표팀은 남녀 모두 국제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과 아직 많지 않은 신인급들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되도록 많은 경기 경험을 쌓도록 노력 중"이라면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6월에 싱가포르 국제오픈대회에 참가한 후 국내에서 열리는 대통령기 대회를 참가하면 사실상 바로 아시안게임만 남겨두게 된다. 그렇지만 볼링이 효자종목이란 것을 다시 증명해 보이겠다. 많은 응원부탁드린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강대연 한국 볼링대표팀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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