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미스트리스' PD "한가인? 촬영장에선 큰형.."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06.11 17: 53

최근 종영한 OCN 토일드라마 '미스트리스'(극본 고정운 김진욱/ 연출 한지승)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감행한 작품이다.
남자 배우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장르물에 여성들의 미스터리를 더해 '관능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낸 것은 물론, 배우 한가인, 최희서, 구재이, 신현빈 등을 주축으로 한 현시대 여성들의 고민을 반영해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겼다. 비록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파격적인 시도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스토리로 호평 속에 종영한 상황.
먼저 이를 연출한 한지승 감독은 "막바지엔 너무 힘들어 '언제 끝나나' 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아쉬운 점도 많다"라고 소감을 밝힌 뒤, "엔딩은 배우들에게 거의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촬영 중반 이후 감정 때문에 미리 알려줄 수밖에 없었던 최소한의 정보 외에는 알려주지 않고 진행을 했다. 배우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부분은 김영대(오정세 분)를 누가 죽이는가였다"라며 반전 스토리가 더욱 실감 나게 다가올 수 있었던 촬영장 비하인드스토리를 전했다. 

특히 '미스트리스'는 악당 김영대가 죽고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해피엔딩을 맞이하려는 찰나, 주인공 장세연(한가인 분)에게 걸려온 발신자 표시제한 전화와 죽은 나윤정(김호정 분)의 미용실 건물을 사려는 의문의 여자(이하나 분)의 등장으로 마지막까지 반전을 선사했던 바.
이에 대해 한지승 감독은 "사실 뒤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보다 시청자분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시도를 했다. 작가님들과 그 장면을 제외할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방송 말미 또 다른 재미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이하나 씨는 OCN 드라마 '보이스2' 홍보와 드라마 '연애시대' 때의 인연으로 출연하게 됐다. 카메오지만 강렬했으면 해서 해당 장면에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치명적인 워맨스를 뽐낸 주연 4인방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한지승 감독에 따르면 네 배우의 사이가 너무 좋아 한창 수다를 떤 뒤에 촬영에 돌입했다고. 서로 연기에 대한 조언도 해주고 촬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기도 하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한지승 감독은  6년여 만에 첫 장르물로 복귀한 한가인에 대해 "현장에서 큰형이었다. 은근한 리더십이 있더라. 성격도 털털하고 활동적인 부분도 많아서 저도 깜짝 놀랐다. 누구보다 준비를 많이 해오고 몸쓰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방송 말미 줄에 매달려 있는 장면도 원래는 대역을 쓰려고 했는데 자진에서 직접 촬영했다. 훌륭한 재능이 있는 배우다"라고 극찬했다.
또한 그는 드라마 첫 데뷔작으로 '미스트리스'를 선택한 최희서에 대해선 "희서 씨는 정사신과 노출이 많아 과감해야 했는데 본인 스스로가 그 필요성을 정확하게 이해해주고 동의해주고 좋은 결과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줘서 정말 고마웠다. '이런 게 연기자의 마인드구나'를 희서 씨를 통해 느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 외에도 "저희 드라마에 출연한 모든 배우분들께 고마웠다"면서 구재이, 신현빈, 오정세, 이희준, 박병은, 지일주 등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한지승 감독. 하지만 마니아 시청층을 형성하며 호평 속에 종영한 '미스트리스'에게도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1, 2회를 19세 이상 관람가로 설정해 '시청층 유입이 어려웠다'는 평을 들었기 때문. 기대에 못 미친 시청률도 '미스트리스'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한지승 감독은 "1, 2회를 19금으로 만든 것은 저만의 결정은 아니었다. 채널에서 '관능 스릴러'라는 기획 의도에 맞춰 제안했고 저 또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회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락했다. 하지만 지금 '그게 작품적으로 옳았는가'라고 물으신다면 개인적으로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단순히 수위의 문제가 아니라 그 표현에 대한 정서적인 공감대가 더 중요했는데 저희가 그 부분을 등한시하지 않았나라는 반성을 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도 제 속에서 정리 중이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그는 "아쉬움은 늘 있는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폭넓은 소통에 대한 방법은 제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저희 작품을 좋아해 주신 분들에게는 저희의 노력이 잘 전달된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시청자분들이 '미스트리스'를 밀도 높은 장르 드라마로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미스트리스'를 통해 여성으로서 해야 할 이야기들에 공감해주셨다면, 그리고 여성 스릴러 장르물의 가능성을 느껴주셨다면 만족한다"라고 밝힌 한지승 감독. 끝으로 그는 "많이 어설프고 부족했는데 애정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최근 OSEN과 진행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한지승 감독은 영화 '하루', '그녀를 믿지 마세요', '파파'와 드라마 SBS '연애시대', tvN '일리있는 사랑' 등을 연출했으며, 최근에는 '미스트리스'를 진두지휘해 장기인 멜로뿐만 아니라 장르물에서의 연출력도 입증했다. / nahe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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