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무적함대' 스페인, '유로 챔피언' 포르투갈 만나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6.15 14: 34

월드컵 조별리그 최고의 빅매치 중 하나가 열린다. '무적함대' 스페인과 '유로 챔피언'' 포르투갈이 맞붙는다.
'무적함대' 스페인(FIFA 랭킹 10위)은 오는 16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유럽 챔피언' 포르투갈(FIFA 랭킹 4위)와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가진다.
조별리그 최대의 빅매치.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인접 국가로 강한 경쟁심을 가지고 있다. 상대 전적에서는 스페인의 절대 우세(18승 12무 6패)다. 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2승 1무 2패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유로 2012 준결승에서는 연장전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스페인이 페널티킥 끝에 포르투갈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해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에 질세라 포르투갈은 유로 2016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탔다.
전력에서는 스페인이 우위로 평가 받는다. 포르투갈 역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중심으로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진 로스터를 구축했다. 공격의 축 호날두와 수비의 축 페페 두 베테랑을 중심으로 곤살로 게데스, 베르나르두 실바, 안드레 실바 등이 가세했다.
하지만 '무적 함대' 스페인의 무게감을 넘을 수는 없다.  스페인은 골키퍼의 다비드 데 헤아, 수비수의 세르히오 라모스, 헤라르드 피케, 중원의 세르히오 부스케츠, 안드레 이니에스타, 티아고 알칸타라, 다비드 실바 등 초호화 멤버로 경기에 나선다. 디에고 코스타의 최전방이 상대적으로 약해보일 정도.
그러나 무적함대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바로 팀 분위기. 최근 스페인 대표팀을 둘러싸고 스페인 축구협회와 레알 마드리드가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13일 레알은 지네딘 지단 감독의 후임으로 훌렌 로페테기 감독을 임명했다. 당시 레알은 월드컵이 끝난 후 로페테기 감독이 마드리드로 향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페인 축구협회는 레알의 사전 통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레알은 즉시 하루 전 협회에 로페테기 감독의 임명을 알렸다고 밝혔다.
레알의 해명에도 스페인 축구협회는 포르투갈전을 앞둔 14일 로페테기 감독의 전격 경질을 강행했다. 세르히오 라모스와 안드레 이니에스타 등 선수단의 주축 선수들이 만류했지만 소용 없었다. 스페인 축구협회는 페르난도 이에로 스페인 축구협회 기술이사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하고 포르투갈전에 나선다.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에 스페인 대표팀의 분위기는 흔들리고 있다. 대표팀의 주장 라모스는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 이후 대표팀 내의 우울한 분위기는 장례식장과도 같다. 그는 우리의 예선 통과를 이끌며 중요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그가 떠난 만큼 빨리 분위기를 다스려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공교롭게도 라모스는 로페테기 감독의 레알 부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과 면담 중 로페테기 감독의 리더십과 소통 능력을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모스의 설득으로 인해 페레스 회장은 지단 감독과 마찬가지로 선수 친화적인 로페테기 감독을 택했다.
포르투갈전 결과는 '무적함대' 스페인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포르투갈전 승리만 한다면 대표팀을 둘러싼 내홍은 자연스럽게 가라앉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자연스럽게 레알과 로페테기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포르투갈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만약 흔들린 '무적함대를 격파한다면 어린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이 될 수 있다. 승리만 한다면 유로 2016 우승에 이어 월드컵에서도 파란을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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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래) 로페테기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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