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호주] 사력 다한 호주, 오히려 젊은 프랑스가 당황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6.16 20: 53

경기를 잘 준비하고 나온 흔적이 여기저기서 묻어났다. 흔들림 없는 호주의 90분에 오히려 젊은 프랑스가 당황했다. 프랑스는 승점 3점에 안도하면서도 보완점을 드러낸 한 판이었다.
프랑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C조’ 호주와의 경기에서 2-1로 간신히 이겼다. 승점 3점을 따낸 것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였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우승후보라는 수식어와는 걸맞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의 과제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호주는 경기력에 비해 남은 게 너무 없었다. 
프랑스는 브라질, 독일,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과 함께 자타가 공인하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다. 젊은 선수들의 재능만 따지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도 디디에 데샹 감독은 특유의 4-3-3 전술을 들고 나왔다. 팀의 장점인 기동력과 민첩성, 그리고 개인 전술을 충분히 활용해 일찌감치 호주의 기세를 꺾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들이 자랑하는 젊은 선수들도 대거 이날 경기에 선발로 나갔다. 이날 프랑스의 선발 명단 중 만 25세 이하의 선수만 8명에 이르렀다. 나머지 선수들도 베테랑 골키퍼인 만 31세의 요리스, 만 27세의 그리즈만과 캉테였다. 평균 연령은 25세 남짓이었다.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좋았다. 음바페와 그리즈만이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첫 8분 동안에만 무려 4개의 유효슈팅이 나왔다. 폭풍전야인 듯 했다. 하지만 호주가 의외로 경기를 침착하게 풀어나갔다. 베테랑 선수들이 적시에 중심을 잡으며 프랑스의 거센 공세 흐름을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실제 프랑스는 전반 10분 이후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기동성이 장점이지만, 그 기동성을 살릴 만한 공간이 없었다. 사실상 4-5-1 시스템을 가지고 나온 호주는 프랑스보다 훨씬 더 많이 뛰며 공간을 지웠다. 살짝 흔들리는 장면이 있기는 했으나 선수들이 자신의 책임지역과 선수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프랑스의 창끝을 피해갔다. 전반 막판에는 여유를 찾은 듯 오히려 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전반 호주의 점유율은 48%로 거의 대등했다. 분명 프랑스가 원한 경기 흐름은 아니었다. 호주는 후반에도 자신들의 게임 플랜을 착실하게 지키며 프랑스와 맞섰다. 오히려 오른쪽 측면에서의 역습으로 프랑스 수비진을 실험하기도 했다. 반면 프랑스의 젊은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좁은 공간에서 개인기를 시도했지만 호주의 집중력은 강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몇몇 제스처에서는 답답함이 묻어나왔다.
그리즈만이 VAR 시스템의 수혜를 받으며 페널티킥으로 후반 9분 선제골을 넣었으나 프랑스는 어처구니없이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17분 호주의 프리킥 상황에서 공이 중앙으로 길게 넘어왔는데, 걷어내기 위해 점프했던 움티티의 오른손이 공에 닿으며 페널티킥 득점을 내줬다. 상대 선수와 공중에서 경합했던 것도 아니라 보기 드문 실책이었다. 결국 리드는 5분도 채 가지 못했다.
물론 프랑스는 후반 35분 상대 자책골성 포그바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하지만 프랑스가 자랑하는 재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한 판이었다. 오히려 젊은 선수들이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손발도 잘 맞지 않는 양상이 여러 차례 드러났다. 그러나 축구는 결과였다. 프랑스는 이 경기에 걸린 승점 3점을 모두 가져간 반면, 호주는 빈손으로 경기를 마쳤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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