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러시아] "전략인가?"...스파이 논란에 뜨거웠던 한국-스웨덴 기자회견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6.17 23: 03

"상대팀에 대한 스파이 행위는 전략의 일부인가?"
한국과 스웨덴 기자회견장이 뜻밖에도 스파이 논란이 화제가 됐다.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의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는 한국과 스웨덴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다음날인 18일 양팀 대결을 앞두고 출사표를 밝히는 자리다.

스웨덴은 스카우트인 라세 야콥손을 파견, 한국 대표팀의 훈련을 염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는 인근 건물을 빌려 한국팀의 모든 훈련을 지켜봤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웨덴은 러시아 겔렌지크에 차린 베이스캠프의 사방이 모두 뚫려 있어 보안 유지가 힘들어지자 한국대표팀에게 스파이 활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러자 스웨덴 언론이 오히려 나서서 "스웨덴 대표팀은 위선적"이라고 비난하며 "자성하라"고 강조했다. 스웨덴의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비꼰 것이다.
먼저 스웨덴 기자회견장. 
야네 안데르손 감독은 이날 '스파이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안데르손 감독은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어떤 경기를 하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중요하다. 그래서 스파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생중계도 본다. 어떻게 경기가 이뤄지는지 다 본다. 상대팀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공격과 수비 영상을 다 검토한다. 상대팀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우리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항상 그런 식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잠시 후에는 '한국팀을 상대로 스파이 활동을 한 것에 대해 말해달라. 스파이 행위는 전략의 일부인가'라는 좀더 직접적인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안데르손 감독은 "그렇지 않다"면서 "야콥손은 한국을 분석하는 일을 한다. 그것이 비공개라는 것을 몰랐다. 멀리서 봤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오해가 있으면 사과하고 싶다. 모든 경우에 대해 상대를 분석할 뿐"이라고 논란에 대해 미안해 했다.
약 두 시간 후인 현지시간으로 3시에 시작한 한국 대표팀의 기자회견장에서도 스파이 행위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다. 신태용 감독은 이에 대해 "모든 감독들의 심정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스웨덴 감독도 우리도 서로 이기기 위해 지극히 정상적으로 팀을 위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넓은 마음을 보여줬다.
또 '스웨덴 스카우트가 오스트리아에서 한국팀을 엿보다가 퇴출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도 받았다. 
이에 신 감독은 "그 얘기는 나중에 들어 안다.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호기심에서 봤다고 본다"면서 "어느 팀이 되든 알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분의 직업 정신이 투철하지 않았나 본다. 나쁘게 보기보다 직업상 파악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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