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웨덴] 박지성·이영표 말한 전략, 절반만 성공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6.18 22: 52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선수비 후 역공을 펼치는 전략으로 나섰다. 그러나 단 한 장면으로 모든 것이 무산됐다.
한국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9시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의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으로 들고 나왔다. 다소 예상 밖의 선발진이었다. 일단 수비진은 예상대로 김영권과 장현수가 중앙 수비수로 나왔고 양쪽 풀백에 박주호와 이용이 포진했다.

중원과 최전방은 조금씩 변화를 줬다. 미드필더는 기성용이 중심을 잡고 구자철, 이재성이 섰다. 위로는 손흥민, 김신욱, 황희찬이 자리했다. 가장 큰 변화는 골키퍼였다. 당초 예상됐던 김승규가 아닌 조현우였다.
이는 전문가들의 조언처럼 선수비, 후역공을 위한 포석이었다. 대표팀은 초반 기성용이 최후방으로 내려서는 스리백 수비 유형을 보이면서 스웨덴 공격 차단에 힘썼다.
김신욱을 제외하고 손흥민과 황희찬까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 촘촘한 라인으로 공간 줄이기에 집중했다. 이는 상대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동시에 스피드를 앞세운 뒷공간 활용이 수월했다.
실제 전반 30분 상대 크란크비스트의 반칙에 막히긴 했지만 손흥민이 우측을 빠르게 돌파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또 34분과 37분 각각 손흥민과 이재성이 중앙선 부근에서 단독 질주하면서 스웨덴 수비를 흔들기도 했다. 후반 초반도 이용과 김민우의 크로스가 있었고 김신욱의 머리를 스치면서 황희찬에게 오른쪽 단독 찬스가 나기도 했다. 
이는 박지성 SBS 해설위원과 이영표 KBS 해설위원의 조언이기도 했다. 박지성은 이날 스타디움의 미디어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보다 급한 것은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수비라인을 내려서 상대 공격을 막아낸 후 역습을 하는 팀"이라며 "전반을 무승부로 마칠 경우 스웨덴이 과연 계속 수비라인을 내리고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스웨덴이 일단 수비라인을 올리면 손흥민, 황희찬 등 빠른 선수가 있기 때문에 분명히 뒷공간 찬스가 많아질 것"이라며 "선제골은 위험하다. 일단 버티면 찬스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영표 위원 역시 "스웨덴이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에 공간이 넓은데 그 부분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대 수비 라인 앞이 기회의 땅일 수 있다. 우리 공격라인도 최대한 내려와서 수비를 하다가 역습을 노려야 한다. 상대에게 공간 주지 않고 공격수도 수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후반 18분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가장 중요했던 전제였던 선제골을 내주지 않아야 한다는 룰이 깨져 버린 것이었다. 
김민우가 페널티 박스에서 뻗은 발이 클라에손의 발에 걸리고 말았다. 주심은 경기를 계속 진행했다. 하지만 스웨덴 선수들의 거센 항의에 비디오판독(VAR)을 실시했고 결국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스웨덴 주장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가 차분하게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균형이 무너졌다. 
스웨덴은 일단 득점을 하자 주특기인 곧바로 잠금기에 나섰다. 감기로 빠진 빅토르 린델로프 대신 나온 폰투스 얀손과 그란크비스트를 중심으로 왼쪽 풀백 루드비히 어거스틴손, 오른쪽 풀백 미카엘 루스티가 철저하게 막아섰다. 
결국 한국은 전문가들의 전략을 반만 수행하는데 그쳤다. 스웨덴을 상대로 한 점차는 정말 큰 간극이었다. /letmeout@osen.co.kr
[사진]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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