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만 도드라진 황희찬, 멕시코전 '들소 본능' 되찾아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6.19 06: 00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월드컵 데뷔전을 아쉬움 속에 마무리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서 스웨덴에 0-1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멕시코와 스웨덴(이상 승점 3)에 이어 독일과 함께 공동 3위로 처졌다. 16강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강호인 멕시코, 독일 상대로 큰 부담감을 안고 싸우게 됐다.

황희찬은 월드컵 데뷔전을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서 시작했다. 줄곧 투톱 자원으로 활용됐던 황희찬은 최전방 자리를 김신욱에게 내주고 손흥민과 함께 스리톱의 좌우 측면에서 공격 첨병 역을 맡았다.
상대를 감쪽같이 속인 신태용 감독의 트릭 전술이었다. '트릭'이라고 공언했던 김신욱을 선발 카드로 내세웠다. 기존 투톱 자원이던 손흥민과 황희찬은 그의 뒤를 받쳤다. 
공수 양면을 모두 잡겠다는 신 감독의 의지였다. 기본 포메이션은 4-3-3이었지만 기본 전술은 선수비 후역습이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수세 시 미드필드진 깊숙히 내려와 4-5-1을 형성, 수비적인 역할에 집중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황희찬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뛸 것 알고 있었다. 원톱에서 다 자신이 있겠지만 오른쪽에서도 공수 모두 정말 많은 노력을 하려고 했다"며 "수비 준비를 많이 했지만, 공격적으로 나가는 부분에서 더 힘을 내고 좋았더라면 골도 넣고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했는데 팀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회심의 작전은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한국은 이날 유효슈팅 '0개'의 굴욕을 썼다. 총 5개의 슈팅에 그쳤다. 이마저도 2개는 골문을 벗어났고, 3개는 상대 수비에 블락 당했다.
황희찬 역시 공격에서 별 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국이 90분 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스웨덴의 공세에 밀려 수비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황희찬은 전반 중반 손흥민과 위치를 바꿨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공격적인 역할이 중요했던 황희찬은 스웨덴전서 수비적인 활약만 도드라졌다. 황희찬은 이날 한국 대표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4번의 태클을 했다. 인터셉트(가로채기) 1회와 클리어런스(걷어내기) 2회도 기록했다.
막판 찾아온 공격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아쉬웠다. 황희찬은 후반 14분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압박을 통해 볼을 빼앗아 박스 안에서 땅볼 크로스를 올렸지만 수비 벽에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에야 찾아온 결정적인 헤딩 슈팅 기회는 골문을 외면했다.
황희찬은 "역습 준비를 많이 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역습에서 잘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헤딩슛을 마무리 지었어야 했는데 팀원들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자책했다. 들소처럼 최전방에서 돌파 능력이 장점인데, 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멕시코전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남은 2경기 다른 거 생각할 필요가 없다. 정말 잘 준비해서 무조건 이기는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dolyng@osen.co.kr
[사진]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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