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마녀' 김다미X최우식, 인간의 존재 탐구한 철학 액션무비(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6.19 17: 29

 영화 ‘마녀’(감독 박훈정)는 가히 인간 행복의 기원과  탄생, 존재, 방향성 등 심오한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인 액션영화라고 정의할 수 있을 듯하다. 단순히 긴장감 넘치는 액션 장르를 넘어 보고 나면 인간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마녀’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돼 박훈정 감독과 김다미,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 등 배우들이 참석했다.
박훈정 감독의 신작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의문의 사고로 죽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 앞에 10년 뒤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 영화이다. 이달 27일 개봉한다.

늙은 부모를 모시고, 집안의 농장 일을 거들며 누구보다 바르고 착하게 살았던 자윤의 일상이 그려지며 이 영화는 시작한다. 잔잔한 드라마로 그려지나 자윤의 어깨에 남겨진 의문의 상처에서 미스터리가 본격적으로 생긴다.
그녀는 상처에서 오는 극한의 통증을 참아내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데, 그러다 의문의 거친 사내들이 등장해 그녀를 더 큰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다. 과연 그녀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마녀’는 충무로의 새 발견을 기대하게 만드는 신인배우 김다미를 비롯해 탄탄한 연기력과 카리스마의 배우 조민수와 박희순, 충무로 대세 배우 최우식의 가세로 파워풀한 시너지를 완성했다.
캐스팅 단계부터 궁금증을 낳았던 자윤 역할은 1500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김다미가 맡았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고등학생의 모습부터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인물들과 맞닥뜨리며 혼란에 휩싸이는 과정까지 자윤의 복합적인 면모를 완벽히 표현해냈다. 영화 ‘은교’(2012) 김고은, ‘아가씨’(2016) 김태리에 이은 한국 영화계 주목할 만한 신예의 등장이다.
자윤을 연기한 김다미는 이날 “제가 많은 연기 경험이 없어서 감독님과 현장에서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를 분석했다”며 “자윤의 밝은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웃으면서 액션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신인이지만, 어색하지 않은 감정 연기 및 액션 연기가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박훈정 감독은 “저와 어울리지 않게 철학적인 생각에서 시작한 영화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그는 "이 영화가 계속 만들어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처음 기획은 시리즈로 했다"고 밝혔다. 1편의 부제가 '전복'이라면, 2편의 부제는 '충돌'이라고. 박 감독은 “지금 속편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박 감독은 "인간이 선하게 태어나든 악하게 태어나든 ‘이렇게 밖에 살 수 없나?’하는 고민했다. 인간이 원하는 초월적인 존재가 됐을 때 막상 두려워 할 부분을 담았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김다미는 이어 “얼굴에 웃음기를 갖고 액션연기를 하려고 했다”며 “최대한 자윤의 캐릭터와 맞게 하고 싶어서 웃으며 액션연기를 소화했다”고 덧붙였다.
김다미와 최우식이 신선한 에너지로 극을 이끈다면, 믿고 보는 배우 조민수와 박희순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극을 풍성하게 채웠다. 제69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피에타’에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전 세계를 사로잡은 조민수는 ‘마녀’를 통해 다시 한 번 변신을 시도했다.
의문의 남자 귀공자를 연기한 최우식은 “그동안 밝고 귀여운 역할을 자주 했었는데 이번엔 변신을 시도한 거 같다”며 “새 캐릭터에 제 장점으로 여겨왔던 점을 부여한다면 새로운 시도가 될 것 같았다”고 인물과 작품을 해석한 방향을 전했다.
자윤이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의 과거를 알고 있는 닥터 백으로 분한 조민수는 남다른 존재감으로 서늘함과 카리스마를 지닌 독보적 캐릭터를 선보인다. ‘1987’ ‘남한산성’ 등 지난해 많은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박희순은 닥터 백의 지시로 자윤을 쫓는 미스터 최 역을 맡았다.
4년 만에 ‘마녀’의 닥터 백으로 분한 조민수는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 촬영하면서 제 것에만 집중하느라 잘 몰랐는데, 오늘 보니 다들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재미있게 보셨을지 궁금하다”면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자윤을 쫓는 미스터 최를 연기한 박희순은 “여자를 위한, 여성들을 위한 액션 영화”라며 “앞으로도 여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purplish@osen.co.kr
[사진] 민경훈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