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자우림이 밝힌 '자우림' #정규 10집 #자신감 #청춘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06.22 07: 00

밴드 자우림(기타 이선규, 보컬 김윤아, 베이스 김진만)이 어느덧 데뷔 22년 차에 접어들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청춘'의 마음을 대변하며 밴드계의 전설이 되고 있는 자우림. 정규 10집 발매로 새로운 도약을 예고한 이들은 아직도 20대 때와 같은 열정으로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자우림의 정규 10집 '자우림'은 22일 오후 6시 각종 온오프라인을 통해 발매된다. 이번 앨범은 자우림이 지난 2013년 9집 '굿바이 그리프(Goodbye, grief)'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으로, '자우림'을 셀프 타이틀로 정했다는 점에서 그들만의 음악세계를 집대성한 결과물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우림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자우림' 발매 관련 인터뷰에서 "엄청 떨린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뒤 "4, 5집 때도 셀프 타이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민망하더라. 그런데 이번에 셀프 타이틀 이야기가 나오니까 자연스럽게 '자우림'으로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어떻게 보면 자신감이다. 정규 10집과 연관성이 있기도 했다. 9의 다음보다는 제로라는 생각으로 정했다"고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특히 이들은 정규 10집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 "저희가 데뷔부터 지금까지 사운드를 만들었던 방식이 3가지다. 첫 번째는 데뷔해서 1, 2, 3집 동안 잘 모르니까 여러 가지로 희한한 시도를 많이 했다. 그러다 4집부터 밴드로서 할 수 이는 날 것 같은 사운드에 집중했다. 그런 것들이 모아져 9집부터는 자우림식의 밴드 사운드가 완성됐다. 마찬가지로 이번 10집을 시작으로 자우림의 사운드적인 새로운 시기, 시즌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남다른 자신감을 내비쳐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엇보다 이들은 이번 '자우림'을 하나의 동화책 같은 스토리로 완성하기 위해 곡 배치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자우림'에는 지난해 말 선공개된 'XOXO'를 포함해 '광견시대(狂犬時代)', '아는 아이', '슬리핑 뷰티(Sleeping Beauty)', '있지', '영원히 영원히', '기브 미 원 리즌(Give me one reason)', '사이코 해븐(Psycho heaven)', '아더 원스 아이(Other one’s eye)',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까지 총 10곡이 수록됐다.
"요즘에는 예전처럼 앨범을 내는 뮤지션들이 많이 없는 것 같다. 주변에서 편하게 싱글로 내라고 하더라. 하지만 한 곡으로 자우림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담기엔 무리가 있는 것 같다. 몇 곡을 만들어 놓은 뒤 바라보고 있으며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곡 배치로) 듣는 분들도 그런 스토리를 느끼신다면 대성공이다."(이선규)
"곡 배치에 따라 앨범이 다르게 들릴 수 있다. 이번 앨범도 여러 가지 배치를 해봤는데 지금의 흐름이 가장 잘 맞았다. 앨범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들리게 하기 위해선 도입부가 중요한데, 각각의 곡들이 이어져서 들리게끔 하는 사운드를 집어넣었다. 하나의 단편 소설이나 동화책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어둡고 불안한 마음으로 시작해 '사실 내 옆에 있는 네가 희망이다'라는 해피엔딩으로 완성했다."(김윤아)
자우림 특유의 사회비판적 시선도 주목할만하다. 그동안 자우림은 청춘, 사랑과 이별, 사회현상 등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음악으로 표현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앨범 첫 곡을 '광견시대'로 배치, 강렬한 포문을 연 '자우림' 역시 이러한 자우림만의 독착적인 음악세계가 제대로 반영됐다는 평이다.
"저희가 꾸준히 작업해왔던 주제들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에도 '낙화', '나사', '디어 마더', '광야' 등과 통하는 곡들이 있다. 보통 우리는 '1등을 하면 대학에 갈 수 있고 연봉을 많이 받을 수 있고 인생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 과정은 중요하지 않으니 다른 애들을 밟아서라도 승리해라'는 교육을 주입당하지 않나. 사회에서도 그 사람의 가치를 성과만으로 판단하고 말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승자기 되지 못하고 밟히는 입장이 된다. 조직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고 경제도 성장해야겠지만 그것만 중요하다는 건 틀렸다고 생각해 곡을 만들었다."(김윤아)
"이전보다 사회는 성장했을지 몰라도 개인은 가난해진 느낌이다. 저희가 데뷔했을 때 20대 중반이었는데, 그때의 20대가 생각한 미래와 지금의 20대가 느끼는 미래는 시작부터 다른 것 같다. 개인이 포기하는 게 커진 느낌이랄까. 아주 작은 것을 지키기 위해 아등바등 살게 되면서 다들 분노와 갑갑함에 억눌리고 있는 것 같다. 저희가 예전부터 약자를 향한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지만, 지금이 오히려 더 이런 주제를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다. 많은 분들이 자우림을 사회적 메시지를 표현하는 밴드로 알고 계시는데 반대로 저희는 많은 분들의 생각이 저희의 음악을 완성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김윤아)
이어 자우림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결같이 '청춘'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도 밝혔다. 서로가 함께였기에 끊임없이 '청춘'의 마음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는 것. 끝으로 이들은 "앞으로 더 좋은 음악을 만들겠다"며 마치 신인과 같은 각오를 다져 지나간 20년보다 더욱 빛날 앞으로의 20년을 기대케 했다. 
"나이가 들면서 어떤 문제를 걱정하고 비관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저희 셋은 20대 때도 그런 걱정에 크게 휘둘리지 않았다. 이런 저희가 계속 함께할 수 있었다는 점이 아직도 청춘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자우림은 늘 그랬듯, 숫자에 연연해하지 않고 지금처럼 재밌게, 건강하게 음악을 하겠다."(이선규)
"자우림에게 청춘은 '자기가 소중하게 지키고 싶은 것을 포기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청춘과 기성세대의 차이가 아닐까. 저희는 아직 기성세대는 아닌 것 같다. 이번 10집이 저희 마음에 쏙 들게 나와서 행복하고, 앞으로 11집은 10집보다 더 좋은 앨범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김진만)
"어떤 분야에서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시작할 때와 같기가 쉽지 않은데 형님(?)들은 제가 예전에 알던 모습 그대로라 정말 감사하고 존경한다. 저희는 무엇인가를 반드시 해야 하는 목표가 있는 팀은 아니다. 다만 공통적으로 생각한 건, '음악이 더 이상 좋지 않다고 느껴질 때 그만두면 되지 않을까'다. 그런 순간이 오면 금방 알 수 있길 바란다."(김윤아) 
"확실히 음악이 재미 없어지면 그땐 안 하게 될 것 같다."(김진만)
한편 자우림은 오는 7월 7일~8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 '자우림, 청춘예찬(紫雨林 十 靑春禮讚)'을 개최하고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nahee@osen.co.kr
[사진]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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