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씨름 구강액션"..'공작' 황정민X조진웅, 韓첩보 관객 잡을까[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7.03 14: 08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새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 제작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처스,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이 새로운 형식의 첩보물로써 국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3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공작’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가운데 배우 황정민 조진웅 이성민 주지훈과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윤종빈 감독이 참석했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 박석영(황정민 분)이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이다. 무엇보다 액션으로 점철된 할리우드형 첩보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흑금성 사건’(1997)을 모티프로 삼아 현실적인 한국형 첩보물을 만들었다.

윤종빈 감독은 이날 “예전에 안기부에 관련된 영화를 준비하다가 ‘흑금성’이라는 스파이의 존재를 처음 알고 굉장히 놀랐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첩보 활동을 했다는 것에 놀라웠다. 댓글만 쓰는 줄 알았는데(웃음)”라고 제작 계기를 설명했다.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 각본 작업부터 연출까지 맡은 윤종빈 감독은 “북으로 간 스파이 흑금성에 대한 호기심이 ‘공작’의 시작이었다”라며 “한국 첩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북 공작원이었던 (박석영의)첩보 활동에 대한 궁금증이, 현실적이고 과장되지 않은 첩보물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어졌다”고 연출하게 된 계기를 덧붙였다.
윤종빈 감독의 ‘공작’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악의 응징을 목표로 달려가는, 기존의 현란한 액션 위주 첩보물과 결을 달리 한다는 점이다. 윤 감독은 “액션을 넣을 수 없었던 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액션을 넣으면 사실 저도 연출하기 편하다. 단순해진다”며 “하지만 (실제로 싸움은 없었기 때문에)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정공법으로 가자는 결심을 내렸다. 대화가 주는 긴장감으로 가자는 생각을 했다. 액션은 없지만 대화 장면을 액션처럼 보이게 하고 싶어 도전을 해봤다”고 연출 방향을 전했다.
윤 감독이 설명했듯 ‘공작’ 속 첩보원은 액션 히어로가 아닌 치열한 심리전을 바탕으로 활약한다. 이들은 일명 ‘구강 액션’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상대의 정체를 파악하고 의심을 피하기 위해 천의 얼굴을 가진 연기자처럼 상대를 쉼 없이 교란시키며 대결하는 방식을 띤다.
그는 “저는 원래 사실적인 연기 톤과 편안한 연기를 좋아하는데 이번엔 배우들에게 ‘좀 더 긴장감 있게 해달라’는 힘든 디렉션을 줬다. 우리 배우들이 대단한 게 저의 말도 안 되는 디렉션들을 잘 따라줬다는 거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털어놨다.
‘공작’에서는 같은 민족이라는 한반도의 특수성이 녹아들어, 다가오는 상대가 적인지 동지인지 식별할 수 없게 만들며 끊임없는 심리전이 펼쳐진다. 이는 한국에서만 상상할 수 있는 스파이물의 전형을 보여주며 새로운 한국형 첩보영화의 탄생을 예고한다.
박석영이자 스파이 흑금성 역을 맡은 황정민은 “실제 사건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출연 제안을 받고 이 스파이 사건에 대해 확실하게 알게 됐다”며 “저 말고도 모르고 계셨던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이 같은 사실을 알리기 위해)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윤종빈 감독의 작품이라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깊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로 윤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공작’은 북으로 잠입한 실제 스파이 ‘흑금성 사건’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1997년 당시 북핵 이슈로 긴장감이 감돌았던 남북 관계와 같은 미묘한 감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분단의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조진웅은 이날 “저도 윤 감독에게 제안을 받았다. 사실 시나리오 받기 전에 무슨 역할이냐고 물어보니 안기부 요원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선입견이 들었다”며 “근데 시나리오를 봤는데 안기부 기획 실장으로 보고서를 받는 기분이었다(웃음). '이게 실화였다니 설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하 직원에게 브리핑을 받는 느낌으로 소름이 끼쳤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계기를 전했다.
내달 8일 개봉하는 ‘공작’은 이달 25일 개봉하는 ‘인랑’(감독 김지운), 내달 1일 개봉하는 ‘신과 함께2-인과 연’(감독 김용화)와 여름 대전에서 대결을 펼친다. 무엇보다 ‘인랑’과 함께 남북한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두 영화의 성적이 어떠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purplish@osen.co.kr
[사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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