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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체 홍콩에게도 뚫렸던 앞선 수비, 변화줄까

[OSEN=홍콩, 서정환 기자] 아시아 최약체 홍콩을 상대로 수비가 뚫리면 누구를 막는단 말인가.

허재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농구대표팀은 1일 홍콩 시우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9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에서 고전 끝에 홍콩을 104-91로 이겼다. 4승 2패로 1차 예선을 마친 한국은 E조에 속해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와 함께 2차 예선에 돌입한다.

이겼지만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경기였다. FIBA랭킹 78위의 홍콩은 아시아지역 랭킹 14위로 아시아 디비전A에 속한 팀 중 최약체라고 봐야 한다. 홍콩은 1차 예선 6전 전패를 당했다. 평균득점마진이 -42.8점이다. 그나마 한국전에서 13점차 패배로 선전하면서 -50점을 면한 셈이다. 보통 50점 가까이 패하는 팀에게 겨우 13점을 이겼다면 한국이 내용상 진 경기다.


더구나 홍콩은 팀 전력의 50%인 외국선수 던컨 리드가 중국프로농구(CBA) 소속팀 캠프에 참여하느라 대표팀에서 빠졌다. 그런 홍콩을 상대로 한국은 3쿼터 중반 62-60으로 역전을 허용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혼자 43점을 넣은 라틀리프의 대활약이 없었다면 정말 잡힐 수도 있는 경기였다.

앞선 수비가 심각했다. 한국은 주전가드 박찬희가 감기몸살로 빠졌다. 이대성이 포인트가드를 봤다. 이대성의 첫 슛이 터진 한국이 8-2로 앞서나갔다. 골밑에서 라틀리프와 이승현이 리바운드를 독식하다시피 했다. 한국의 대승이 예상됐다. 1쿼터 중반까지는 누구도 한국의 대승을 의심하지 않았다. 홍콩 관중들도 자국대표팀을 응원하면서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였다.

변수가 생겼다. 원래 왼쪽 종아리가 좋지 않던 이대성이 경기시작 3분 만에 이상을 느꼈다. 이대성은 고통을 참고 계속 뛰었지만 무리였다. 결국 다리를 절면서 나간 그는 후반전 뛰지 못했다. 박찬희, 이대성이 동시에 빠지면서 대표팀 앞선 수비가 와르르 무너졌다. 가드를 볼 수 있는 또 다른 자원 최준용은 지나치게 흥분해 2쿼터 이미 4파울에 걸렸다. 허재 감독이 벤치로 그를 불렀다. 대표팀 포인트가드 자원이 허훈 한 명만 남았다.


한국은 홍콩 에이스 이 기(LEE KI, 홍콩 이스턴 롱라이언스)를 막지 못했다. 이 기는 한 타임 빠른 슛 릴리스, 작은 신장의 불리함을 상쇄할 수 있는 플로터, 거리가 긴 3점슛 등 다양한 무기를 지녔다. 지난 2월 치렀던 한국전에서도 이 기는 홍콩에서 가장 많은 23점을 쏟아냈다. 그렇다고 못 막을 선수는 아니다. 던컨 리드까지 없는 마당에 홍콩은 이 기만 막으면 되는 원맨팀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그에게 무려 28점을 헌납했다. 이미 5개월 전에 만나서 충분히 기량을 파악하고 있는 선수였지만 수비를 하지 못했다.

허훈은 열심히 뛰었다. 허훈은 경기 중 상대선수와 충돌해 무릎에 강한 통증을 느꼈다. 다리를 절뚝거리던 허훈은 기합을 넣더니 고통을 참고 뛰었다. 경기 중 허훈의 실책으로 홍콩의 속공이 터졌다. 자존심이 상한 허훈은 다음 수비에서 홍콩의 공을 뺏어내는 근성을 보였다. 막내다운 패기는 충분히 보였다.

하지만 열심히 뛰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허훈은 자신과 신장이 같은 이 기를 막지 못했다. 이 기는 공간만 생기면 바로 슛을 던졌다. 홍콩의 에이스가 한국을 만나니 스테판 커리가 됐다. 대인방어를 서는 상황에서 일선의 허훈이 뚫리자 한국의 수비가 무너졌다.

이날 홍콩 선수들은 유난히 슛감각이 좋았다.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까지 더해지면서 기가 한창 살았다. 한 명이 터지자 너도 나도 다 터졌다. 홍콩은 3점슛 25개를 던져 14개를 성공, 56%의 무서운 적중률을 보였다. 한국에서 맨투맨으로 홍콩슈터를 잡아줄 수비수가 없다보니 대책이 없었다.

결국 허재 감독은 3점슛을 엄청 얻어맞는 상황에서 오히려 3점슛에 취약한 지역방어를 가동했다. 어차피 3점슛을 맞을 바에야 골밑을 지켜 리바운드를 잡고, 라틀리프의 속공으로 승부를 보자는 의도였다. 라틀리프가 한국농구를 살렸다. 40분 풀타임을 뛰면서도 경이적인 체력과 스피드를 자랑한 그였다. 4쿼터 라틀리프의 속공과 골밑슛이 살아나며 한국이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밑 빠진 독을 끝내 메우지 못했지만, 엄청나게 많은 물을 쏟아 부어 독이 텅텅 비는 것만은 막은 격이었다.


경기 후 허재 감독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이 기가 3점슛을 3개 정도 넣었다. 홍콩 선수들이 의외로 3점슛이 너무나 잘 들어갔다. 우리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지역방어를 안 설까 하다가 서서 잘 됐다”고 평했다.

허재 감독은 1쿼터 중반부터 강상재, 정효근 등 중국전 출전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을 투입했다. 이승현의 체력비축과 그의 부재를 대비해 필요한 실험이었다. 다만 경기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이 잦은 실책을 범하며 홍콩의 기가 살아나는 빌미가 됐다. 김준일과 최진수는 약체 홍콩을 상대로도 코트를 밟아보지 못했다.

허훈은 토가시 유키 등 작고 빠른 가드들과의 승부에서 이미 여러 차례 수비의 허점을 노출했다. 그럼에도 허훈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당장 허훈이 빠진다 해도 대표팀 수비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줄 가드가 KBL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양동근의 국가대표 은퇴 후 포인트가드는 대표팀에서 취약포지션이 됐다. 한국은 2차 예선에서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와 붙는다. 미국출신 귀화가드들을 상대해야 한다. 필리핀의 개인기 좋은 가드들과도 아시안게임에서 붙을 가능성이 높아 대비가 필요하다.

대표팀은 7월 대만 존스컵에 출전한 뒤 8월 아시안게임에 임한다. 존스컵은 선수들을 시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현재 대표팀에서 부상으로 빠진 오세근, 김선형 또 군사훈련으로 제외된 전준범, 두경민 등은 차후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허재 감독이 과연 대표팀 구성에 변화를 줄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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