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손승연 “경연용 가수? 부정NO..좋은 성적의 결과 아닐까”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7.09 09: 48

‘복면가왕’에서 8연승이란 대기록을 세운 가수 손승연이 성대폴립 고백부터 콘서트 준비 일화까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놨다.
손승연은 MBC ‘복면가왕’에서 8연승을 거두며 무려 18주 동안 ‘동방불패’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랐다. 지난 2월 25일 71대 가왕으로 ‘복면가왕’에 등장했던 손승연은 78대 가왕까지 석권한 후 지난 6월 17일 정체를 밝혔다. 
수많은 레전드 무대를 만든 손승연은 KBS 2TV ‘불후의 명곡’ 등 경연 프로그램에서 발군의 실력을 드러내며 ‘음색 퀸’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런 경연 프로그램 우승이 그에게는 ‘경연용 가수’라는 또 하나의 꼬리표를 만드는 건 아닐까. 걱정 어린 질문에 손승연은 쿨하게 “상관없다”며 웃음을 지었다.

“‘경연용 가수’라는 말? 부정할 순 없다. 내가 수많은 경연에 참가한 것은 맞기 때문이다. 거기서 좋은 성적을 냈으니까 그렇게 기억을 해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계속 떨어졌으면 과연 그렇게 기억해줬을까 싶다.(웃음) ‘복면가왕’의 경우에는 내가 경연을 이용한 것 같다. 경연이라는 걸 참여함으로서 내 한계를 극복하려고 많이 노력했으니 말이다. 고난과 역경이 많았는데 잘 헤쳐 나가며 스스로도 성장했다.”
그의 ‘고난과 역경’이라는 말이 곧바로 이해가 갔다. 그는 ‘복면가왕’에서 가면을 벗으며 성대폴립 때문에 재활 치료 중이라고 고백한 바 있기 때문. 손승연은 목 건강에 대해 “지금도 계속 재활 상태”라며 2, 3년 전부터 성대폴립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성대에 무리가 가면서도 스케줄을 감행해야 했던 상황에 직면하면서도 그는 “가수라면 이런 거 다 겪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애써 넘기려 했다고 그 당시를 떠올렸다.
“가볍게 생각하던 성대폴립의 통증이 쌓이고 쌓이다가 뮤지컬을 하면서 과부하가 걸렸다. 뮤지컬은 끝내야 했기에 성대에 직접 항생제를 투여하는 시술을 받았고, 병원에서는 재건 수술을 권했다. 고민을 하던 중 마지막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추천했고, 반신반의하며 받은 재활 치료의 효과를 보게 됐다. 이렇게 치료를 하면서 ‘불후의 명곡’에 나가게 됐는데 생애 처음으로 노래를 부르며 불안함을 느꼈다.”
손승연은 “과거 영상 속 내 노래를 보며 ‘난 어떻게 저렇게 소리를 냈지’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왔다. 정말 우울했다”며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음역대 제한’을 느끼고 절망했던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무대를 내려오며 충만함이 아닌 안도감을 느껴야 했던 지난날에 자괴감이 들었다는 손승연은 “내가 이렇게 계속 가수를 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을 때도 있었다”며 ‘예전 같지 않다’는 댓글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내가 티를 내려 하지 않아도 청중은 다 알았다. 그래서 ‘복면가왕’ 출연도 많이 고민을 했다. 다만, 경연에 많이 나가봤기 때문에 경연이 한계의 최고치를 끌어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 한계를 극복하는 순간이 분명 오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복면가왕’에 출연하게 됐다. 결론적으로는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제작진도 내가 목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섭외를 하며 함께 나아갔다. 선곡 부분에서도 목 상태를 보고 많은 부분을 상의 했다. 분명 ‘이 노래를 무대에서 다 마칠 수 있을까’ 싶은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를 생각하면 ‘잘 감춰져서 노래를 한 것 같다’고 안도한다.(웃음)”
성대폴립으로 손승연은 당연하게 해왔던 고음들을 하지 못하는 순간들을 맞이하게 됐다. 그는 “정말 막막했다”고 말하며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는 건 분명 소프트한 음악은 아닌데, (고음이라는)내 메리트가 사라지면 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 고민할 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답답하고 속상한 순간들도 많았지만, ‘복면가왕’을 통해 그는 매 무대마다 한계를 뛰어넘게 됐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복면가왕’ 매 무대마다 내겐 미션이었다. 하나씩 뛰어넘을수록 더욱 그랬다. 방어전이 마치 게임 속 스테이지를 깨는 기분이었다. 매 무대들이 내게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줬다. 특히 ‘복면가왕’ 연예인 판정단 선배님들이 해준 말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성대를 나라에서 보호해줘야 한다’는 말을 해주셨는데 그런 보험이 있으면 들고 싶을 정도다.(웃음) ‘우리나라 대표 성대’라는 말이나 ‘셀린 디옹의 노래를 들으러 외국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극찬은 정말 힘이 많이 됐다.”
 
그는 ‘복면가왕’을 마친 직후부터 단독 콘서트를 준비했고, 오는 8월 26일 생애 첫 단독콘서트를 개최하게 됐다. “아직은 기획 단계”라는 그는 “관객들이 ‘동방불패’로서 ‘복면가왕’에서 보여드렸던 것들을 라이브로 듣고 싶어 하지 않을까 싶었다. 방송에서 못 담아낸 것들도 있고, 레퍼토리도 쌓였으니 해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일 들었다”며 콘서트를 기획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아직 성대 재활치료 중이지만 그는 “성대도 평생 관리해야 하는 기관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성대 관리를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데뷔 6년 만에 첫 단독콘서트를 하게 됐다. 이번 ‘복면가왕’과 앞서 길구봉구 오빠들과 함께 한 공연을 통해 비로소 ‘손승연’이란 사람의 노래를 직접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사실 콘서트는 작년 목표였다. 작년 목표를 올해 이루게 된 거다. 올해가 아직 절반 밖에 안 지났지만, 2018년은 ‘복면가왕’도 하고, 첫 콘서트도 하는 의미 있는 해가 됐다. 나의 꿈은 ‘국가대표’처럼 한국 대표 가수가 되는 것이다. 내년에는 열심히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해외 아티스트들과 작업하고 싶단 목표를 이루고 싶다.” / yjh0304@osen.co.kr
[사진] 투애니포스트릿 제공, ‘복면가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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