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7이닝 임무 완수' 고영표, 고민 타파 역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7.07 21: 13

"(고)영표가 길게 던져주는 것이 가장 좋죠."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KT 위즈 김진욱 감독은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KT는 이날 경기에 앞서 이틀 연속 혈전을 벌였다. 지난 5일 수원 삼성전에서 연장 12회 끝에 2-2로 헛심 공방을 벌였고, 이튿날인 6일 경기에서는 8-2로 앞서던 경기를 뒤집히면서 9-11로 패했다. 불펜 소모가 심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날 경기를 앞두고 KT는 엄상백과 류희운을 콜업시키며 지친 투수진을 보강했다. "엄상백은 팀 상황이 급해서 좀 더 일찍 불렀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불펜에 대한 고민을 다시 드러낸 김 감독이었다.

하지만 불펜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선발 투수의 이닝 소화였다. 김진욱 감독은 "결국 영표가 길게 던져주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로 고영표의 이닝 소화를 바랐다.
그리고 고영표는 김진욱 감독의 고민을 완벽하게 타파시키는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고영표는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2사구 9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불펜 소모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게끔 만들었다.
고영표가 편하게 역투를 펼칠 수 있던 것은 일단 타선의 화끈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 그러나 고영표 스스로도 어깨를 펼 만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일단 고영표 특유의 자신감 있고 공격적인 투구로 롯데 타자들을 파고 들었다. 기본적으로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3.00(15이닝 5자책점)으로 강세를 보였던 이유도 있었을 터. 특히 롯데전에서 한 차례 완투승도 있었다.
이러한 자신감은 투구 내용으로 증명이 됐다. 최고 140km까지 찍은 속구(43개)와 함께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타자들 앞에서 춤을 췄다. 속구보다 많은 51개의 체인지업을 구사하면서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무력화 시켰다. 여기에 한 번씩 던진 커브는 타이밍을 뺏고 롯데 타자들을 멍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고영표의 이날 경기 하이라이트는 5회였다. 선두타자 대타 나경민과 후속 전준우에 연속 사구를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일단 정훈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지만 이후 손아섭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연이어 등장한 좌타자 이병규와 채태인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위기를 탈출했다. 특히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하면서 완벽하게 위기를 마무리 지었다. 전날 경기에서 5회 상대에 추격을 허용하면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날 고영표의 위기 탈출 3K는 승부를 완벽하게 기울게 만드는 투구였다.
결국 고영표는 이날 5승을 수확했고 팀의 고민마저 해결시키는 역투를 펼치며 에이스임을 재확인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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