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리뷰] '이별이 떠났다' 채시라·정혜영·양희경, '엄마'란 이름의 무게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7.08 07: 16

'이별이 떠났다'의 채시라, 정혜영, 양희경 모두 엄마이기 때문에 짊어진 운명의 무게를 드러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서는 서영희(채시라 분), 김세영(정혜영 분), 김옥자(양희경 분)가 엄마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 일그러진 인생을 살아야 했던 과거를 공개했다.
서영희는 남편 한상진(이성재 분)이 김세영(정혜영 분)과 바람을 피우고 딸을 낳자 이혼을 해주지 않고 끝까지 버티고 있다. 김세영은 서영희가 이혼을 해주지 않아 딸 유연이를 아빠 없는 아이로 키워야 했고, 언제 딸을 빼앗길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중. 그 와중에 김세영의 엄마 김옥자는 딸을 위해 서영희의 집에 쳐들어가 이혼해줄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해 서영희와 불편한 동거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상진이 항공 오너 일가의 밀수를 대신하다 '밀수 기장'으로 낙인찍혀 해고를 당하자 서영희, 김세영 모두 패닉에 빠졌다. 서영희는 아들 한민수와 대화를 하다가 과거 잘나가는 기업인이었지만 남편과 아들을 위해 모든 걸 그만뒀던 과거를 떠올렸다. 또한 아들과 남편을 "다이아몬드"라고 말하며 이제는 필요없어진 "돌멩이"라고 차갑게 말하기도 했다. 
한민수의 아이를 임신한 정효에게 서영희는 그동안 쭉 "엄마가 되면 모두가 다 똑같아져버리는 인생이 된다"며 엄마가 되는 것의 아픔을 말해왔던 바다. 서영희는 정효에게 "나는 사라져. 내가 이룬 학업, 사회, 친구가 사라지고 남아있는 건 가족 뿐이었다. 두려웠다. 수십년 세월 동안 쌓아올린 것들이 사라진다는 걸. 그래서 남편과 자식을 통해 다시 이루고 싶었다. 처음엔 그랬어, 사랑하니까. 결국엔 변질되고 처음은 사라지더라"라며 아들과 남편에 집착할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을 고백하기도 했다.
김세영의 엄마 김옥자는 그런 서영희의 모습을 지켜봤다. 김옥자는 서영희의 마음을 이해했다. 서영희의 말에 충격을 받고 집을 나가려는 정효를 붙잡은 것도 김옥자였다. 그는 "저거 다 거짓말이다. 주둥이가 저렇게 말하는 거보면 그만큼 상처가 깊은 거다. 나 같으면 내 남편과 바람난 여자 엄마가 찾아오면 반 죽여놨을 거다. 그런데도 날 받아준 이유가 뭐겠냐. 내가 찾아온 화보다 너가 집에 있어 받는 행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20년간 엄마로 살아와 그걸 뺏기는 게 무서운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너란 심성 고운 애가 찾아와 다시 엄마로 살게 해준 거란 말이다. 그러니 그 사람 길 잃은 강아지 마냥 헤매게 하지 말고 주소 한 장 써주고 가라.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라고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그동안 첩이라는 이유로 멸시를 받았던 김옥자도 아픈 과거가 있었다. 김옥자는 아들에게도 말로 상처를 준 서영희를 진심으로 안쓰러워했다. 서영희는 홀로 딸을 키운 김옥자에게 "어떻게 혼자 버텼냐. 나보다 먼저 겪지 않았냐"고 물었다. 김옥자는 "도박 좋아하는 아빠 때문에 팔려서 첩이 됐는데 다행히 남편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다"고 자신이 첩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김옥자는 본처로부터 경고의 편지를 계속 받고 딸을 지키기 위해 남편을 오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살도 찌우고 성격도 나쁘게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서방은 오지 않았는데 아이가 나를 원망하더라. 서방을 쫓아냈다고"라며 자신이 오로지 바라봤던 딸과의 관계마저 망쳐진 과거를 전했다. 김세영은 17년 동안 엄마를 보지 않다가 유연이를 가진 후 비로소 엄마에게 다시 연락을 하게 됐다. 
같은 엄마로서 서영희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 김옥자는 "섭섭하고 억울하고 원망스럽겠지. 다 안다. 그래서 그렇게 독해지는 것도"라고 말하며 "만약에 네가 내 딸이었다면, 세영이와 네가 다 내 딸이었다면 애미로서 네 인생이 더 마음이 아플 것 같기는 하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또한 김옥자는 김세영을 만나 서영희의 아픈 처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옥자는 서영희를 떠올리며 "자기 이름이 엄마인 줄 아는 여자다. 태어날 때부터 엄마라고 생각한 사람이다. 너도 유연이 낳을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냐. 나도 너를 낳을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랬을 것이다. 우리는 자식새끼에게 다 내어주고 살았는데, 그 여자는 두 배로 포기하고 산 거다. 두 배로 아프고 힘들었던 거다. 자기 이름도 잊고 사는 여자를 미워하면 안 된다. 우리 다 잊고 사는 엄마들 아녀"라며 엄마이기 때문에 독해지고 강해져야만 하는 자기네들의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그동안 자신이 뻔뻔한 줄 알면서도 서영희와 전쟁을 벌여야 했던 김세영, 그런 딸을 위해 서영희의 집에 쳐들어간 김옥자, 그리고 아들과 남편만을 바라보다 자신의 바람대로 아무 것도 되지 않아 절망 속에 살게 된 서영희 모두 엄마라는 무거운 이름 때문에 변해버린 인생으로 고통받아야 했다. 예고편에서는 자신과 한상진마저 버린 항공사의 갑질을 폭로하고자 마음 먹은 김세영이 서영희에게 도움을 청하는 모습이 살짝 공개되면서 '엄마'들의 연대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증을 모은다. / yjh0304@osen.co.kr
[사진] '이별이 떠났다' 방송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