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잉글랜드, 크로아티아 상대로 '우산 든 바보' 굴욕을 넘어라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7.11 06: 17

잉글랜드 - 크로아티아가 월드컵 4강에서 격돌한다.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는 12일(한국시간) 오전 3시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4강전을 가진다. 
크로아티아는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4강에 올랐던 크로아티아는 프랑스에 패배하며 결승행에 실패한 바 있다. 반면 잉글랜드는 무려 52년만의 월드컵 우승을 향한 여정에 나선다.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는 과거 A매치서 7차례 맞붙었다. 잉글랜드가 4승 1무 2패로 상대 전적에서는 우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유일하게 메이저 토너먼트에서 맞붙었던 유로 2004 조별리그에서 잉글랜드는 크로아티아를 4-2로 대파한 기분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결에서는 크로아티아가 웃었다. 그것도 잉글랜드에게 역대급 굴욕을 안겨준 바 있다. 당시 유로 2008 예선 E조에서 진출을 두고 다투던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는 2007년 11월 최종전을 가지게 됐다.
당시 잉글랜드는 비기기만 해도 유로 본선 무대 진출이 가능했다. 크로아티아 역시 패배해도 유로에 오를 수 있는 상황.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최종전이 열리는 만큼 잉글랜드 팬들은 극적인 유로 진출을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경기는 비참했다. 비가 내리던 경기 당일 빠른 시간에 두 골을 내준 잉글랜드는 후반 램파드와 크라우티의 골로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다.
기세를 타서 몰아치던 잉글랜드는 후반 32분  페트리치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잉글랜드는 결국 만회골에 실패하며 그대로 경기가 2-3으로 패배했다. 잉글랜드의 패배로 크로아티아-러시아가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잉글랜드가 유로 2008에서 탈락하자 비 내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은 충격에 휩싸였다. 당시 잉글랜드 대표팀의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은 큼지막한 우산을 쓰고 멍한 얼굴로 서있는 장면이 포착되어 장안의 조롱거리가 됐다. 
맥클라렌 감독의 멍한 표정은 다음 날 우산을 든 바보(Wally with the Brolly)라는 제목으로 보도되며 잉글랜드 축구 몰락의 상징이 됐다. 맥클라렌 감독은 이 경기 이후 대표팀을 떠나야만 했다. 한 마디로 잉글랜드 축구사를 통틀어 손에 꼽힐 만큼 굴욕적인 장면이었다. 
'우산을 든 바보'라 불리던 잉글랜드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지휘 아래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선수들보다 이름값은 떨어져도 하나의 '원 팀' 정신으로 무장해서 여러 징크스를 넘고 있다. 잉글랜드를 괴롭히던 메이저 대회 승부차기 징크스도 넘어섰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잉글랜드 대표팀이 기세를 이어 '우산을 든 남자'의 굴욕마저 뛰어넘을 수 있을까? 크로아티아-잉글랜드의 승자는 오는 16일 오전 0시 프랑스와 월드컵 결승전을 가지게 된다.
/mcadoo@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