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친일 미화NO"..'미스터션샤인' 유연석役 왜 문제 됐나?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7.13 21: 25

tvN '미스터 션샤인'은 1871년 신미양요 때와 20세기 초 한성을 배경으로 한다. 조선을 떠나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간 조선 노비의 아들 유진(이병헌 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조국에 돌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다. 
KBS 2TV '태양의 후예'와 tvN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를 연달아 히트시킨 이응복 PD와 김은숙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김민정, 변요한, 최무성, 김병철, 배정남, 조우진, 이정은, 신정근, 김의성 등 초호화 배우들이 출연해 극을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이 지난 7일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친일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사실 크게 논란이 되기 전 제작진이 먼저 사과글과 수정 계획을 밝힌 것. 문제가 된 캐릭터는 유연석이 맡은 구동매다. 8일 방송된 2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그는 '미스터 션샤인'이 그리는 삼각 로맨스에서 이병헌, 김태리와 함께 축을 이룬다. 

2회에서 유연석은 구동매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붉은 의상을 입고 강렬한 아우라를 내뿜으며 웃음기를 거둔 얼굴로 등장한 그는 "난 돈 안 되는 사람은 안 죽이는데"라고 싸늘하게 말할 정도로 냉철한 듯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구동매는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흑룡회 한성지부장에 오른 인물이기 때문. 
이 흑룡회 소속이란 게 문제가 됐다. 흑룡회는 1901년 일본의 대외 침략주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조선, 만주, 시베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던 낭인들을 모아 만든 실존 조직이다. 일본의 국가주의 우익 조직으로 한일합병 및 조선의 식민지 정책에 기여한 단체다.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흑룡회의 한성지부장으로 앞장서서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하는 구동매 캐릭터를 비난했다. 실존했던 단체의 이름을 그대로 쓰면서 드라마의 러브라인의 한 축을 담당할 인물로 친일을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였다. 
결국 '미스터 션샤인' 측은 논란이 더욱 커지기 전 먼저 수정 계획을 알렸다.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구동매 캐릭터가 친일 미화의 소지가 있고, 역사적 사건 속 실제 단체를 배경으로 삼은 점이 옳지 않음을 지적받아 제작진은 가상의 단체로 극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스터 션샤인' 홈페이지에 있는 인물 소개란에 구동매는 흑룡회가 아닌 무신회 한성지부장으로 나와 있다. 제작진은 "친일 미화의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며 "민감한 시대를 다루는 드라마인 만큼 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깨달았다"고 사과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친일파 캐릭터가 극에서 빠질 수 없다. 이미 김의성이 그리는 이완익은 친일파로서 '미스터 션샤인' 초반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그가 일본인 거부에게 팔아넘긴 딸 쿠도 히나(김민정 분)는 조선과 일본, 친일파 아버지와 쓰러져가는 조국 사이에서 갈등하는 캐릭터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구동매 캐릭터에 대한 비난이 아닌 실존 단체를 차용한 게 문제가 된 걸로 보인다. 제작진은 이미 촬영을 마친 부분이라도 앞으로 방영되는 내용에서는 흑룡회를 무신회로 수정해서 내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친일 키워드는 민감한 사안이기에 신중하게 다루겠다는 의미다. 
방송 초반 장애물을 하나 넘은 '미스터 션샤인'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에 전파를 탄다. /comet568@osen.co.kr
[사진] '미스터 션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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