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CC 월드 마스터즈] "세상에 없던 당구" 4대천왕의 평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7.16 08: 53

에디 먹스(세계랭킹 2위, 벨기에)가 초대 우승자로 결정된 '제 1회 3쿠션 챌린지 월드 마스터즈(이하 3CC 월드 마스터즈)'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경기장에서 만난 '4대천왕' 토브욘 브롬달(스웨덴),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의 말을 정리하면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펠리스 호텔에서 열린 3CC 월드 마스터즈는 한마디로 "세상의 없던 당구"였다. 
이는 세계 최초로 마이웹스포츠(MyWebSport) 시스템을 적용한 새로운 경기 진행 방식 때문이다. MWS 시스템은 당구대 위에 레이저를 쏘아 위치를 지정하게 된다. 가로 세로 열십자 모양이 표시되면 입력한 곳에 공을 올려두면 된다. 

양 선수가 번갈아 가며 치고 득점을 올리는 방식은 같다. 하지만 MWS 시스템을 이용, 양 선수에게 똑같은 위치의 공을 치도록 한다. 이렇게 20이닝 동안 누가 많은 득점을 올리는가가 승부의 관건이다. 
무엇보다 수비를 할 필요가 없다. 바둑의 기보 풀이와 비슷하다. 수비를 생각할 필요없이 득점에만 신경 쓰면 된다. 한마디로 '닥치고 공격(닥공)' 시스템인 셈이다. 
이 때문인지 이번 3CC 월드 마스터스에서는 하위 시드가 상위 시드를 잡아내는 '업셋' 현상이 두드러졌다. 세계랭킹 1위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과 딕 야스퍼스(네덜란드)가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예선 탈락했나 하면 와일드카드인 모리 유스케가 8강까지 진출했다. 16강 8경기 중 5경기가 '하위 랭커들의 반란'이었다.
다음은 '4대천왕' 브롬달, 산체스, 야스퍼스, 쿠드롱이 이번 대회를 치르고 난 뒤 남긴 소감이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이들은 모두 8강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야스퍼스와 쿠드롱은 예선에서 승점 1점 따내지 못한 채 예선에서 탈락했다.
▲ 토브욘 브롬달
이번 대회와 관련된 모든 것이 좋았다. 수비보다는 점수만 내고 싶은 내 스타일의 대회였는데 내가 못했 결과가 안나왔을 뿐이다. 잘 안되면서 자신감이 점점 떨어졌다. 
새롭게 선보인 경기 포맷도 좋았다. 월드컵이나 챔피언십 등 기존 정규방식의 대회가 있는 가운데 몇번은 이런 방식의 대회를 치르는 것도 괜찮다. 다소 지루하다는 평가에는 인정할 수 없다. 첫날 기계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다 괜찮았다. 
새롭게 바뀐 경기방식이 낮은 시드의 선수가 높은 시드 선수를 잡는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지 않는다. 세계랭킹 1~20위는 기량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세계대회에서는 일상적인 현상이다. 
▲다니엘 산체스
새로운 경기 포맷은 물론 이번 대회 경기장의 세팅이나 스타일 모두 마음에 든다. 첫 대회임에도 불구 준비가 잘됐다. 새로운 경기방식이 처음엔 이상했지만 차츰 적응이 됐다. 새로운 방식 때문에 경기에 진 것은 아니다. 이런 방식의 경기는 좋다. 새로운 변화가 대회에 계속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 
공의 포지셔닝으로 다소 늦어지는 것외에는 다 괜찮았다. 심판들이 장갑으로 볼을 닦는 과정 등에서는 개선할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파이팅 넘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을 좀 더 선호한다. 공격만 해서 아쉬웠다. 그렇다고 지루할 수 있다는 평가에 찬성하지 않는다. 기존 경기와 비교해 느낌과 방식만 다를 뿐이었다.
하위 시드가 상위시드를 이기는 것은 새로운 방식 때문이 아니다. 상위랭커들 사이에는 실력차가 거의 없다. 월드컵도 마찬가지지만 언제든 하위 시드 선수가 상위 시드 선수를 잡을 수 있다. 
▲딕 야스퍼스
첫 시스템이라 다소 다른 느낌이 있지만 정말 괜찮았다. 같은 포지셔닝에서 서로 다르게 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대회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첫 경기를 못한 것이 좀 복잡해졌고 결국 탈락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선수들 중 한 명으로 초청받아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시설, 상금 등 선수로서 불만이 있을 수 없다. 경기 흐름이나 리듬이 끊어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다른 방식의 게임을 할 뿐이다. 다음 대회는 괜찮아질 것이다. 
이런 대회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초청 대회인 만큼 많은 선수들이 상위 20위안에 들고 싶어할 것 같다. 충분히 자극제가 될 것이다. 월드컵과 함께 이런 대회도 나오고 싶을 것이다. 월드컵은 잘치면 빨리 끝난다. 하지만 이 대회는 잘치면 오래친다는 차이가 있다. 생중계 등 방송노출도 좋았고 숙소에서 TV로 시청할 수도 있다. 
▲프레드릭 쿠드롱
내게는 맞지 않다.(웃음) 세계 1위라고 하지만 1년 전체로 볼 때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이번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새로운 시스템의 영향이 없잖아 있다. 빨리 쳐야 하고 기다려야 한다. 리듬이 맞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다음에는 이 대회에 맞춰 대비하고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나 역시 새로운 형식의 대회에 적응해야 하고 또 다른 유형에도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랜덤방식이라 기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에 비해 기다려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대회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letmeout@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