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동안 7득점...VAR 골 취소까지'...강원-울산, 쫄깃했던 '이근호 더비'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7.18 23: 12

그야말로 피가 마르는 '이근호 더비'였다. 감독이나 선수들은 가슴을 몇번이나 졸였지만 양팀 관중들은 막판 터진 골 폭죽에 저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강원FC와 울산 현대는 18일 오후 8시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18라운드에서 3-3으로 비겼다.
결국 양팀은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다. 홈팀 강원이 6승6무6패(승점 24)가 됐고 원정팀 울산은 6승7무5패(승점 25)가 됐다. 순위도 각각 6위와 5위로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내용은 박진감이 넘쳤다.
이날 경기는 일명 '이근호 더비'로도 불렸다. 강원 소속이던 이근호가 2018 러시아 월드컵 휴식기 동안 울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기 때문이었다. 
경기 전 송경섭 강원 감독은 "아까 근호를 만나서 나오지 마라고 협박을 했다. 아마 김도훈 감독도 이근호를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 역시 "글쎄 모르겠다. 송 감독님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후반에 내보내야 되지 않겠냐"면서 웃어보였다.
양팀은 후반 35분이 넘어갈 때까지 공방을 펼쳤다. 후반 들어 이근호가 투입됐지만 존재감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몇차례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하긴 했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양팀 모두 승리가 절박했다. 
강원은 후반기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 중이었다. 무엇보다 홈에서 울산을 상대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울산전 승리 역시 지난 2012년 5월 26일 이후 없었다.
6승5무6패(승점 23)인 강원을 6승6무5패(승점 24)로 근소하게 앞선 울산도 마찬가지. 울산은 이날 경기를 패할 경우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순위마저 바뀔 수 있는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후반 37분 강원 스트라이커 제리치의 선제골이 나오자 이근호는 2분 뒤인 39분 자신의 올 시즌 1호골을 동점골로 연결했다. 후반 44분 제리치가 다시 역전골을 기록하자 45분 울산 이영재가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근호는 후반 47분 머리를 이용해 3-2로 승부를 뒤집는 역전골을 터뜨렸다. 강원에서는 뽑아내지 못했던 득점을 하필 강원을 상대로 2골이나 터뜨렸다. 이후 황일수의 추가골이 나오면서 경기는 4-2로 끝날 것 같았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황일수 골이 터지기 직전 울산 페널티지역에서 나온 반칙이 인정됐다.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에 의해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황일수은 골은 취소됐다. 디에고의 페널티킥이 울산 골키퍼 김용대에 막혔지만 쇄도하던 문창진이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는 막을 내렸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경기 후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에게 고맙다. 강원도 마찬가지"라면서 "VAR 판정에 대해서는 화면을 보지 않아 모르겠다. 파울이라면 골이 취소되는 것이 맞다. 심판 기준에 맞겠지만 지금은 확인할 수가 없다. 보고 나야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아쉽다. 골을 넣고 득점하기 위해 선수들이 노력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송경섭 강원 감독은 "후반 80분까지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상대도 어웨이 2연전이라 힘들었을텐데 잘풀어냈다. 다만 골을 넣고 바로 실점한 것이 화가 난다. 이 역시 저에 대한 불찰이다. 선수들을 다독여야 할 것 같다. 집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상대의 집중력이 더 높아 결정력에서는 울산이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영리하게 플레이하는 방법을 갖고 플레이해야 한다. 공수에서 상대에게 당한다는 느낌이다. 우리가 유리한 상태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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