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위 백조의 심정” 류중일 감독의 한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8.12 07: 01

LG가 최근 10경기서 9패다. 류중일 감독의 주름이 늘고 있다.
LG는 11일 고척돔에서 벌어진 ‘2018시즌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넥센전에서 8-1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LG(54승 57패)는 넥센전 10연승을 이어가지 못하며 5위를 유지했다. 최근 10경기서 9패를 당한 LG는 급격한 하락세를 타고 있다.
류중일 감독의 표정도 좋지 못했다. LG는 10일 삼성전에서 12-10으로 역전승하며 겨우 8연패를 끊었다. 기쁨도 잠시다. 이겼지만 내용이 썩 좋지 못했다. 선발 차우찬이 3⅓이닝 8피안타 8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3연투를 한 정찬헌도 세이브를 올렸지만 1⅓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불안했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 부진이 고관절 때문은 아니다. 본인이 가장 답답할 것이다. 휴식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유독 부진한 차우찬은 대표팀 하차까지 거론되고 있다. LG입장에서도 지금의 차우찬이 대표팀에 가는 것도 부담스러운 눈치다.
최근 LG팬들은 더운 날씨에도 야구장에 유광점퍼를 입고 오며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팬들의 성원에 감사하면서도 용병술 지적에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그는 “지금은 어느 팀이든 불펜이 다 힘들 시기다. 막으라고 내보냈는데 맞으면 힘들다. 감독 입장에서 이 친구보다 저 친구가 나으니 바꾸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팬들이 불펜운용에 대해 이런 저런 지적을 하는 것이 결과론이라는 것.
LG는 8연패를 겨우 끊었지만 넥센전 패배로 수세에 몰렸다. 류 감독은 “요즘 내 심정이 호수 위에 백조다. 백조도 겉에서 보기엔 우아하지만 물속에서 계속 발로 헤엄을 치고 있다. 속은 뒤집어지지만 성을 낼 수도 욕을 할 수도 없다. 방송국에서 자꾸 내 표정을 잡는데 표정관리가 안 된다. 내가 곤란한 모습을 사람들이 보길 좋아하는 모양”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결국 팬들이 있기에 LG가 있다. 류 감독은 “팬들이 너무 과격해도 그렇지만 온순해도 재미가 없다. 인기팀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감독으로서 감수해야 한다. 유광점퍼를 입고 오시는 팬들을 보면 감사히 생각한다”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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