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 치고도 한숨, 하주석의 뼈저린 진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8.12 09: 00

한화 하주석(24)에게 2018시즌은 깊은 시련의 해다. 지난 2년간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잡으며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 시즌 누구도 예상 못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었다. 수개월간 장기 침체로 코칭스태프의 근심이 깊어졌고, 팬들의 원성도 갈수록 커졌다. 그만큼 기대와 애정이 컸다. 
그랬던 하주석이 드디어 깨어났다. 8월 9경기에서 30타수 14안타 타율 4할6푼7리 3타점 6득점으로 회복세다. 2루타 3개, 3루타 1개로 장타도 곧잘 터뜨린다. 무엇보다 삼진이 4개로 줄었다. 시즌 타율은 2할4푼7리로 올랐고, 타순도 8~9번에서 6~7번으로 올랐다. 조금씩 깊은 터널에서 헤어 나오고 있다. 
11일 대전 KT전은 올 시즌 하주석 최고의 경기였다. 8회 수비에서 역동작 캐치 후 절묘한 러닝스로로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KT 흐름을 꺾었고, 8회 공격에서 중견수 키 넘어가는 결승 3루타를 폭발했다. 이어 최재훈의 스퀴즈 번트 때 재빨리 홈을 파고들어 쐐기 득점까지 올렸다. 한화도 2연패에서 벗어났다. 

승리의 주인공이 됐지만 경기 후 하주석에게 만족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동안 부진에 깊은 한숨을 내쉬며 반성했다. 그는 "요즘 조금씩 잘 맞고 있지만 타격이란 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올해 워낙 안 맞았다. 야구가 힘든 것이란 걸 뼈저리게 느꼈다. 어떻게든 감을 끌고 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주석 스스로도 이렇게 타격 부진이 깊어질 줄 몰랐다. "어떻게든 계기를 만들기 위해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몇 개월 동안 연습했다. 처음에는 '언젠가 맞겠지'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게 아니더라. 솔직히 자신감도 많이 잃었다"는 게 하주석의 고백. 스스로도 이렇게 혼란스러울 수 없는 시련이었다. 
한용덕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하주석에게 계속 기회를 주며 어떻게든 살리려 했다. 하주석도 그 마음을 잘 안다. 그는 "팀에서 정말 많이 믿고 기다려주셨다. 벌서 좋은 결과를 냈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했다"며 "그럴수록 수비부터 잘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오늘도 타격보다 좋은 수비가 제일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하주석이 빠지면 한화 센터라인은 무너진다. 
올 시즌 하주석의 가치는 어떻게든 빠지지 않고 1군에 있다는 점이다. 지난 2년은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풀타임을 뛰지 못했다. 구단에서도 이 부분에 높은 평가를 내린다. 하주석은 "올해 목표가 아프지 않고 풀로 시즌을 뛰는 것이었다. 아쉬움이 있지만 그 부분에선 나름 만족한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각자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무리를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앞으로 야구할 날이 많이 남은 하주석이다. 먼 훗날 하주석의 2018년이 그의 야구인생에 어떤 시간으로 기억될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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