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폭염에 인조잔디 구장’ 그래도 퓨처스는 뜨거웠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8.15 06: 13

‘내일의 스타’를 꿈꾸는 유망주들의 열정은 폭염보다 뜨거웠다.
화성 히어로즈는 14일 화성베이스볼파크에서 벌어진 ‘2018시즌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LG전에서 11-4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3위 화성(36승32패7무)은 5위 LG(30승40패7무)와 시즌 맞대결에서 9승 1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화성은 섭씨 36도가 넘어 폭염경보가 내린 상태였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서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그렇다고 핑계를 댈 수는 없었다. 햇볕이 뜨거운 오후 4시에 경기는 예정대로 열렸다.

2군 무대에 스포트라이트는 없었다. 심재학 2군 타격코치는 “올 시즌 화성에 오신 기자분이 처음”이라고 반겼다. 관중은 선수단 가족과 동네 주민까지 20명 정도가 전부였다. 볼보이나 배트걸도 없다보니 본인이 파울을 쳤다가 배트를 다시 주워 타석에 서는 모습도 자연스러웠다. 그래도 1군 진입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의 열정만큼은 값을 매길 수 없었다.
LG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2군 구장은 모두 인공잔디를 쓴다. 천연잔디는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인조잔디를 쓰기 때문에 그라운드 온도가 50도를 넘는다. 오후 4시에 경기를 하다 보니 애로사항이 많다”고 전했다.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시설도 마땅치 않았다. 1군 처럼 덕아웃에 냉방기를 설치하는 것은 사치였다. 원정팀 덕아웃에 있는 세 대의 선풍기 중 그나마 한 대는 고장이 났다. 두 대만 열심히 돌면서 선수들의 땀을 식혔다. 선수들은 쉬는 시간에 찬물세수로 더위를 달랬다. 라커룸도 좁아 복도에 장비를 둬야 했다. 
그렇다면 더위를 피해 늦게 경기를 하면 되지 않을까. 화성구장에는 조명시설이 없어 낮에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4시 경기는 타격전이 되면 해가 지기 전에 끝내기에 어려움이 있다. 관계자는 “2군 경기 대부분 조명시설이 없다. 4시 경기가 애매하다. 심판이 해가 지기 15분 전에 승부가 안 나면 그냥 경기를 끝내기로 서로 양해를 한 상태다. 조명이 있어도 농사에 악영향을 줘 주민들이 싫어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중 LG는 로진백 세 개를 화성에게 빌렸다. 1군에서는 냉장고만 열면 시원한 음료수가 가득하다. 하지만 2군 경기서는 경기 중 물과 음료수가 떨어지는 사태도 발생했다. 급하게 매니저가 인근 마트에 다녀와 음료수를 공수했다.
오후 7시 5분이 되자 해가 서서히 넘어가며 어둠이 찾아왔다. 당초 이닝에 상관없이 경기를 끝내기로 한 시간이었다. 이미 9회초 경기가 진행되고 있어 심판은 경기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공이 잘 보이지 않을 무렵 아슬아슬하게 경기가 끝났다.
2타점 결승타를 친 넥센 신인 추재현을 만났다. 땀과 흙에 흠뻑 젖은 유니폼만 봐도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알 수 있었다. 추재현은 “2군에 있지만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넥센은 신인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구단이다. 형들처럼 열심히 해서 꼭 1군 무대를 밟겠다”고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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