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전진’ 후랭코프, 역대 11번째 선발 20승 보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8.15 06: 14

입단할 당시까지만 해도 이 선수가 20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잠시 페이스가 처질 때는 “그럴 줄 알았다”는 여론도 있었다. 그러나 묵묵히 전진한 결과, 이제 20승 도전은 꿈이 아닌 엄연한 현실로 다가왔다.
두산 외국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30)가 이 반전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후랭코프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4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6번째 승리를 따냈다. 다승 부문 2위인 팀 동료 조쉬 린드블럼(14승)과의 격차를 하나 더 벌리며 다승왕 점령의 유리한 고지를 마련했다.
사실 화려한 세부 내용은 아닐지도 모른다. 낮은 피안타율(.218)에 비해 피출루율(.316)이 높은 편이다. 수치상 탈삼진 능력도 평균 수준이다. 이닝당 투구수가 많은 편이라 소화이닝은 리그 전체 16위에 불과하다. 한 마디로 압도적인 맛은 없다. 15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서 16승을 따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운이나 득점 지원도 따라줬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어쨌든 승리는 승리고, 운도 때로는 실력이 될 때도 있다. 두산과 최적화된 피칭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로 결장 없이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돈 결과 이제 20승에 4승을 남겨두고 있다.
두산은 14일 현재 111경기를 치렀으며, 예정상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 31경기를 치른다. 시즌 막판 변수는 있으나 단순하게 계산하면 6번 이상의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후랭코프가 퀄리티스타트 정도의 꾸준함을 유지한다면 리그 최강인 두산의 전력을 감안했을 때 20승은 헛된 기대가 아니다.
역대 선발 20승은 총 10차례 있었다. 김시진이 두 차례(1985년, 1987년) 기록해 9명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근래 들어서는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22승), 2014년 앤디 밴헤켄(넥센·20승), 2016년 더스틴 니퍼트(두산·22승·선발 21승), 그리고 지난해 KIA의 원투펀치인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이상 20승)만이 이 고지를 밟았다.
베어스 역사에서는 리오스, 니퍼트에 이어 후랭코프가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릴 기회를 잡았다. 구원승까지 포함하면 원년 박철순(24승·선발 16승)이 있어 5번째가 될 가능성이 있다. 남은 기간 후랭코프가 자신의 업적이 단순히 운이 아님을 증명하는 피칭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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