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의 따뜻한 전우애, 모자에 새긴 'SH' 의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8.15 13: 01

하주석(24·한화)의 모자와 헬멧에 새겨진 'SH' 의미는 무엇일까. 
하주석은 지난달부터 경기에 쓰는 모자와 헬멧에 부상 선수들의 등번호와 함께 'SH'라는 이니셜도 새겨 놓았다. 52는 김태균, 7은 송광민, 28은 양성우의 등번호. 부상으로 빠진 선배들의 쾌유와 1군 복귀를 바라는 마음으로 숫자를 썼다. 
그런데 숫자들이 가득한 모자·헬멧의 오른쪽과 달리 왼쪽에는 'SH'라는 이니셜이 크게 쓰여져 있다. 이에 대한 의미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같은 팀 한화 선수는 아니다. 하주석이 쓴 SH의 주인공은 뇌종양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롯데 내야수 김상호(29)였다. 

하주석은 "상호형과 상무야구단 동기다. 함께 군생활을 하면서 친하게 지냈다. 제대 후에도 자주 연락하고 모임을 갖고 만나는 사이"라며 "상호형의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당황스러웠지만 수술이 잘 돼 정말 다행이다. 상호형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에 쓴 것이다"고 말했다. 
하주석과 김상호는 지난 2014~2015년 2년간 상무야구단에서 군복무하며 우애를 쌓았다. 나이 차이는 5살 나지만, 친형제처럼 의지하며 군생활을 이겨냈다. 제대 후 하주석은 한화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고, 김상호도 롯데 내야의 새희망으로 떠오르며 자리를 잡아가던 찰나에 갑작스런 병마가 들이닥쳤다. 
지난 5월25일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경련 증세를 보인 김상호는 부산과 서울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뇌종양이 발견됐다. 지난달 2일 수술을 했고, 경과도 기대이상으로 좋다. 김상호도 TV 중계를 통해 하주석이 모자에 새겨 넣은 자신의 이니셜을 보고 난 뒤 "더 크게 쓰라"는 농담을 할 만큼 회복됐다. 
하주석은 "상호형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 성격이 워낙 좋은 형이다.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금방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빨리 쾌차해서 다시 야구했으면 좋겠다. 상호형과 그라운드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겠다"고 응원했다. 
한편 하주석은 8월 11경기에서 39타수 17안타 타율 4할3푼6리 1홈런 6타점 8득점 OPS 1.117로 활약하며 타격 부진에서 깨어냈다. 하주석은 "아직 멀었다. 야구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올해 뼈저리게 느낀 점이다"며 "다른 것 없이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다. 승리해야 모두가 좋은 것이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
[사진] 부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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