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거절당했던 클락슨, 어떻게 필리핀 합류했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8.15 11: 33

필리핀이 ‘비밀무기’ 조던 클락슨(26·클리블랜드)을 합류시킨다.
필리핀 매체 ‘ABS-CBN’은 “클락슨의 아시안게임 참가가 확정됐다”고 15일(이하 한국시간) 보도했다. 클락슨은 자신의 SNS에 “내가 필리핀 대표팀에서 뛸 수 있도록 노력해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곧 보자!”는 메시지를 남기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NBA 소속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허가를 얻은 클락슨은 조만간 자카르타로 향할 예정이다. 하지만 16일 오후 12시에 펼쳐지는 필리핀 대 카자흐스탄의 첫 경기는 결장할 가능성이 높다. Yeng Guiao 필리핀 감독은 “클락슨 없이 11명으로 첫 경기를 치를 준비가 됐다”며 그의 합류를 반기고 있다. 클락슨은 21일 오후 6시 중국전에서 데뷔할 전망.

필리핀 팬들도 대환영이다. 호주전 난투극으로 주요 선수들이 빠지고 대회불참까지 선언했던 필리핀 입장에서 클락슨의 합류는 전화위복이 됐다. 클리블랜드에서 키식스맨으로 활약한 클락슨은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선수들 중 단연 최고레벨이다. 클락슨은 지난 시즌 NBA에서 평균 13.9점 3.2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올렸다. 
클락슨은 이미 2015년 창사 아시아선수권 출전을 위해 마닐라에서 필리핀 대표팀과 한 달 간 합동훈련을 소화한바 있다. 하지만 클락슨의 대회출전은 무산됐다. 당시 필리핀은 한 명의 귀화선수로 안드레이 블라치를 출전시키고, 클락슨을 필리핀 국내선수로 함께 출전시키고자했다. 필리핀은 클락슨이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시민권자지만 12세 때 필리핀 여권을 이미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제농구연맹(FIBA)은 클락슨의 출전을 불허했다. 필리핀이 대회출전을 위해 클락슨의 서류를 위조했다는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 결국 필리핀은 블라치 한 명으로 대회를 치렀다.
OCA(Olympic council of Asia)가 주관하는 아시안게임은 FIBA공인대회와 성격이 다르다. OCA는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서 ‘귀화선수는 국적취득 후 3년 간 국내에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한국의 애런 헤인즈 귀화시도가 불발됐다. 안드레이 블라치의 출전도 좌절됐었다. 그런데 OCA는 올해 한국국적을 취득한 라건아의 출전을 허락했다. 이어 이미 대회가 시작한 시점에서 클락슨의 출전까지 허용했다. 규정해석이 엿가락처럼 늘어지고 있다.
필리핀은 난투극 여파로 이번 대표팀에 귀화선수가 배제됐다. 이중국적자 클락슨 한 명의 합류에 큰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만약 향후 FIBA대회에서 클락슨이 필리핀 국내선수로 뛸 수 있다면 한국에 엄청난 위협이 될 전망이다. 필리핀이 그토록 갈망하던 NBA출신 센터 블라치와 가드 클락슨이 동시에 코트에 서는 모습이 실현될 수 있기 때문. 향후 클락슨의 신분에 대해 FIBA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는 이유다.
한국과 필리핀은 8강 또는 4강에서 만날 확률이 높다. 한국은 평가전을 통해 개인기와 득점력 좋은 가드를 수비하지 못하는 치명적 약점을 드러냈다. 한국은 사실상 클락슨을 막을 선수가 없다. 196cm 장신가드 클락슨은 NBA에서도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다. 클락슨의 합류는 아시안게임 우승판도를 바꿀 수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