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면담에 식사 시간까지...김학범호 진짜 리더가 돼 가는 손흥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8.16 17: 57

손흥민(26, 토트넘)이 김학범호의 진짜 리더가 돼 가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의 출발이 산뜻하다. 대표팀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서 열린 바레인과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서 6-0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오는 17일 밤 9시 같은 장소에서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바레인은 한국을 위협할 복병으로 꼽혔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다른 내용과 결과가 나왔다. 전술 훈련을 진행했던 후반 중반 이후를 제외하고는 내내 상대를 압도했다. 와일드 카드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조현우(대구)가 최전방과 최후방에서 맹활약했다. 김민재(전북)는 스리백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캡틴' 손흥민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11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치른 뒤 13일 현지에 합류해 바레인전에 휴식을 취했지만 그라운드 밖에서 주장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손흥민은 반둥에 입성한 날이었던 13일 선수들을 소집해 미팅을 했다. 김민재는 "흥민이 형이 '우리가 너무 순하다'며 '거칠게 하라'고 했다"며 "'하나로 뭉치면 잘할 수 있다. 우리를 믿는다'고 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손흥민의 조언을 새겨들은 대표팀은 평소보다 거친 플레이로 바레인을 괴롭혔다.
손흥민은 식사 시간도 체크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김학범 감독에게 식사 시간을 앞당겨달라고 요구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이 식사 시간에 자리를 옮겨다니며 많은 선수들과 얘기를 나눈다"며 "손흥민이 있는 테이블의 분위기가 가장 좋다"고 귀띔했다.
손흥민은 선수들과 개인 면담도 진행했다. 바레인전이 끝난 뒤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를 따로 불러 대화를 나눴다. 손흥민은 황희찬과 2016 리우 올림픽,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치르며 절친한 사이로 발전했다. 이승우와는 러시아 월드컵 전후로 계속 함께 하고 있다.
바레인전서 맹활약한 나상호(광주)도 룸메이트인 손흥민을 보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나상호는 지난달 31일 소집 첫 날 "흥민이 형과 빨리 어울려서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었다.
손흥민은 말레이시아전서 어떻게든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1차전 대승으로 분위기는 최고조다. 밖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던 손흥민이 본격적으로 그라운드에서 아우라를 발산할 일만 남았다./dolyng@osen.co.kr
[사진] 반둥(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