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글로벌 확장’ 배틀그라운드, ‘룰 개선’ 통해 내실 다져야
OSEN 임재형 기자
발행 2019.07.29 12: 18

 2019년 배틀그라운드의 페이즈2 국제대회 ‘2019 MET 아시아 시리즈: 펍지 클래식(이하 MET 아시아 시리즈)’이 한국 챔피언 젠지의 극적인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많은 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명승부를 펼친 선수들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냈으며, 선수들은 이에 화답했다. 그러나 아쉬운 ‘공식 룰’은 이번 대회의 ‘옥의 티’로 자리 잡았다.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부터 28일까지 태국 방콕 국제 전시 컨벤션 센터에서 벌어진 MET 아시아 시리즈엔 젠지, DPG 다나와, 디토네이터, DPG 에브가가 ‘2019 펍지 코리아 리그(이하 PKL)’의 대표로 참가했다. 총 15라운드 경기 끝에 111점(75킬, 순위점수 36점)을 획득한 젠지가 우승컵과 상금 13만 달러(약 1억 5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1일차 2라운드에서 치킨을 뜯었던 젠지는 꾸준하게 포인트를 쌓고 단 6점 차이로 2위 DPG 에브가를 제압했다.
젠지의 이번 우승은 무려 30점이 넘는 포인트가 사라지는 ‘역경’을 딛고 얻어낸 타이틀이다. 지난 27일 대회장소인 국제 전시 컨벤션 센터는 마지막 6라운드를 남기고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협의 없이 포인트 삭제 후 재경기를 강행한 주최측(MET)은 팀들 간 불화를 만들었다. 주최측이 28일 경기 전 중단된 2일차 6라운드의 포인트를 다시 추가하자, 중국 5팀(VC 게이밍, 웨이보, 17 게이밍, 비시 게이밍, 블랙 아나나스)와 홍콩/마카오/대만 2팀(노바, AHQ)은 3일차 2라운드부터 ‘보이콧’을 선언했다. AHQ는 공식 SNS에 “주최측이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2019 PKL 페이즈2 전경.

MET 아시아 시리즈에 참여한 선수단.
정전이 발생된후 치러졌던 재경기, 3일차 1・2라운드가 모두 ‘무효’ 처리가 되고 나서야 ‘보이콧’을 선언한 팀들은 다시 경기에 참가했다. 무효 처리 전까지 중위권 그룹과 큰 격차(약 30점)를 냈던 젠지는 3일차 마지막 라운드까지 DPG 에브가를 포함해 블랙 아나나스, 아모리 게이밍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2019 시즌에 앞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6대 리그의 전체 일정을 통일한 노력이 다소 금이 간 상황. 주최사 MET의 강행, 스포츠맨십이 부족한 중국・대만팀들의 행태도 지탄을 받아야 하지만, ‘재경기 이슈’에 대한 룰 부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펍지 글로벌 e스포츠 공식 페이지에 공개된 ‘배틀그라운드 e스프츠 공식 룰 북’에는 인게임 중단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뉴얼’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대중에게 마찬가지로 공개된 ‘LOL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 ‘LOL 유로피안 챔피언십(이하 LEC)’은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고가 발생했을 시 적용해야 하는 각종 대응법을 7페이지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운영사 펍지주식회사는 ‘매뉴얼 변경’에 대해 “배틀그라운드 글로벌 e스포츠를 주관하는 펍지 센트럴 측과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긴 역사를 지닌 다른 종목과 비교해 아직 배틀그라운드는 걸음마 단계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처럼 앞으로의 대회가 ‘단단한 운영’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lisc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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