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원 무대·열연"..'미저리' 안재욱, 연기로 전한 진심 [Oh!쎈 리뷰]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9.08.20 09: 08

배우 안재욱이 '미저리'로 돌아왔다. 음주운전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진지 5개월여 만의 행보다. 혹자는 그의 복귀가 이르다고 비판했지만 안재욱은 "연기로 보답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실제로 지켜본 무대 위 그의 연기는 스스로 정한 대중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킨 모습이었다.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한 연극 '미저리'는 '스릴러의 대가' 스티븐 킹의 소설 '미저리'를 원작으로 한다. 교통사고를 당한 소설가 폴이 낯선 여자 애니의 집에서 눈을 뜨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국내에서는 지난해 2월 초연돼 호평을 받았으며, 이에 힘입어 1년 3개월여만에 재연 무대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미저리' 안재욱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 OSEN DB

'미저리' 안재욱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 OSEN DB

안재욱은 '미저리'에서 뉴캐스트로 합류, 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애니의 친절과 광기 속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폴의 복잡한 심경을 때론 이성적이고 때론 격정적이면서도 때론 유쾌하게 풀어내 감탄을 자아냈다. 살아남기 위해 애니의 장단에 맞추는 폴의 지적이고 매력적인 모습을 십분 살려내며 '배우 안재욱'의 가치를 다시금 느끼게 했다.
함께 뉴캐스트로 합류한 김성령, 손정은과의 연기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안재욱은 소설, 영화와는 또 다른 결을 지닌 김성령의 애니를 단단히 받쳐주며 자신들만이 가능한 '미저리'를 세상에 내놓았다. 두 사람은 커튼콜에서 찰떡 호흡을 엿보게 하는 팬서비스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역할 특성상 안재욱과 손정은의 연기 호흡은 짧을 수밖에 없었지만, 세 사람이 만들어낸 무대 위 시너지는 앞으로 보여줄 뉴캐스트만의 색다른 매력과 성장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미저리' 안재욱, 김성령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 OSEN DB
그리고 이러한 안재욱의 열연은 지난 16일 '미저리' 프레스콜에서 한 약속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그는 음주운전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진 뒤 5개월여 만에 복귀한 것에 대해 "많이 죄송스럽기도 하고 '일을 쉴까',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제가 연기 외에는 달리 할 줄 아는 재주가 없더라. 언젠가는 좋은 모습, 성실한 모습으로 보답을 해야 하는데 피해있는 것만으로 하루하루를 임하면 답이 없을 것 같았다"라고 사과하면서, "'이른 게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면서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한들 기회가 없으면 끝이다. 주어진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연습 때부터 집중하고 있다. 학교 다닐 때보다 더 많이 연습을 했다. 연습실에서 내내 살았다. 앞으로도 열심히 살면서 보답하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진 바 있기 때문.
'미저리' 안재욱, 김성령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 OSEN DB
실제로 무대 위에서 본 안재욱은 이러한 약속의 무게를 진심으로 느끼며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다소 차가운 시선을 받을지라도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으로 용서를 구하고 성실하게 보답하는 길을 선택한 안재욱. 연기를 통한 그의 진심 어린 사과가 언젠가 대중의 마음속에도 닿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한편 폴 역에는 김상중, 안재욱, 애니 역에는 길해연, 김성령, 버스터 역에는 고인배, MBC 아나운서 손정은이 출연하는 '미저리'는 오는 9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중학생 이상. 총 100분. / nahee@osen.co.kr
'미저리' 안재욱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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