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와 밀당하는 사이"..'호텔델루나' 서이숙 밝힌 #1인12역 #시즌2 #배우의 길 (종합)[인터뷰]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9.09.06 10: 39

배우 서이숙이 '호텔 델루나'가 종영한 소감과 '배우의 길'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서이숙은 지난 1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오충환 김정현)에서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인간의 생사고락을 관장하는 신인 마고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 중 마고신은 열두 자매로 등장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던 바. 서이숙은 이러한 다양한 성격의 마고신을 모두 다르게 소화해 자신이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서이숙. /jpnews@osen.co.kr

이에 대해 그는 최근 서울 은평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호텔 델루나' 종영 인터뷰에서 "포상휴가가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정도로 잘 된 드라마에 제가 함께했다는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 행복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서이숙. /jpnews@osen.co.kr
이어 서이숙은 "처음에는 신인데 할머니라고 해서 '또 할머니구나' 싶었다. 그래도 홍정은, 홍미란 자매가 극본을 맡았다고 해서 귀가 쫑긋했고, 대본 리딩을 했는데 이야기가 재밌더라. 감독님이 '1인 3역 정도를 할 거다'라고 말씀하셔서 '이건 날 보여줄 수 있느 기회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 리딩 후 작가님들이 절 따로 부르시더라. 저는 신이라고 조금 무겁게 톤을 잡았는데 그게 잘못이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가볍게 풀어서 옆집 할머니처럼 연기를 했는데 좋아해 주셨고, 이후로 다른 피드백은 없었다"라고 비하인드스토리를 이야기해 흥미를 높였다.
또한 그는 "사실 저도 이렇게 많이 나올 줄 몰랐다. 감독님께서도 '이렇게 많이 나올 줄 몰랐다'고 하시더라. 작가님들도 쫑파티 때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고 말씀하셨다. 칭찬으로 해주신 말이지만 저는 '아직까지 서이숙이라는 배우가 조금 더 분발해야 하는 위치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제가 만용에 빠질까 봐 브레이크를 걸어주신 느낌이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 외에도 서이숙은 "의상이나 분장은 스태프분들이 정말 훌륭하게 잘 해주셨다. 의상이 캐릭터 설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각 마고신의 톤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6개가 마지노선이었던 것 같다", "연극을 하면서 발성 훈련을 열심히 받은 게 빛을 발했다. 장착한 무기가 있으니까 어떤 역이 와도 무섭지 않았다",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서 재밌었다. 다만 한 인물로 변할 때마다 분장이 2시간씩 걸리는데 옷을 자주 갈아입어서 마고신 1, 2, 3이 등장하는 날은 하루 종일 촬영하기도 했다"라며 열두 자매 마고신을 소화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들였음을 털어놔 감탄을 자아냈다.
서이숙. /jpnews@osen.co.kr
그런가 하면 서이숙은 함께 연기한 이지은(아이유), 여진구에 대해서도 "기본기와 많은 걸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많은 친구들이다. 배우로서 그런 인재들이 있다는 건 희망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칭찬을 늘어놔 훈훈함을 선사했다. 먼저 그는 이지은에 대해 "의상도 많이 갈아입고 긴 머리를 달고 있느라 힘들었을 텐데 한 번도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주인공으로서의 책임감을 알고 있더라. 작사도 잘 하고 나무랄 데 없는 좋은 배우였다"라고, 여진구에 대해 "성실함이 남다르다. 내적인 성실함이 그 외의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배우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이숙은 최종회 에피소드에 특별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김수현에 대해선 "저는 그 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서, 에필로그에 '니들이 알면 깜짝 놀라'라고 애드리브를 했다. 평소 김수현이 '호텔 델루나'를 너무 좋아해서 이번 촬영을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 이지은과 친분이 있어 서로 '넌 샴페인을 들었으니 난 위스키를 들겠다', '반지는 이렇게 끼겠다'라고 상의했다고 들었다. 김수현의 촬영에 제작진도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설명하며 미소를 지었다.
더불어 그는 시즌2 관련 질문에 대해 "제작진과 작가님들이 결정하겠지만, 쫑파티에서 사신 역의 강홍석이 제게 '시즌2가 만들어지면 선배님과 저는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하더라. 저도 시즌2가 나온다면 다시 출연하고 싶다"라고 답한 것은 물론, "인간을 아름답게 보는 시각이 좋았다. 15, 16회는 대본만 봐도 슬프더라. 글만 보고 이렇게 울컥한 건 연극 이후 처음이었다"라고 '호텔 델루나'를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낸 서이숙.
서이숙. /jpnews@osen.co.kr
어느덧 30년 넘게 배우의 길을 걸어온 그는 "연기는 버리지도 못하고 껴안지도 못하는 존재다. 제게 괴로움을 주다가도 기쁨을 준다. 꼭 '밀당'을 하는 것 같다. 참 얄미운데 어떨 때는 그분이 와서 잊지 못할 만족감을 준다. 정답은 죽을 때까지 못 찾겠지만 그걸 찾아가는 게 배우의 길인 것 같다"라면서 "JTBC '눈이 부시게'를 보고 저도 그런 선례를 남기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선배님의 뒤를 잇는 후배이고 싶고, 또 후배들을 꿈꾸게 만드는 선배이고 싶다. 또 연기는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불어 사는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 같이 아우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밝혀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끝으로 서이숙은 "달이 가득 찬 만월의 이야기가 끝났는데 다시 달이 가득 찬 추석이 온다. 더운 여름 사랑해주셔서 견딜 수 있었고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 추석 때 모두가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이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nahe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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