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령' 신세경 "주체적 여성캐+폭력성無 서사, 자랑스러워"[인터뷰①]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19.09.27 08: 02

배우 신세경이 '신입사관 구해령'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세경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연출 강일수 한현희, 극본 김호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신세경은 '신입사관 구해령'의 종영 소감을 묻는 말에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주에 촬영을 마무리했다. 전날 촬영한 분량이 다음날 바로 방송되는 시스템만 경험해봐서 한 주를 기다리는 게 익숙지 않다"며 "마지막 주의 시청자 반응은 어떨지 벌써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세경은 '신입사관 구해령'의 구해령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구해령은 19세기 조선의 예문관 권지로, 극 중 판타지 요소를 고려해도 상당히 주체적인 여인이다. 
조선 시대는 이미 숱한 사극에서 다뤄진 만큼, 시청자들에게 너무 익숙한 배경이다. 여성은 벼슬에 오르지 못하는 당대 상황 역시 대다수가 아는 사실. 그렇기에 구해령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공감을 자아내지 못할 위험도 있었다.
이와 관련, 신세경은 "구해령은 익히 들어왔던 시대와 걸맞지 않은 면모를 많이 지니고 있다. 하지만 작가님께서 빈틈없이 구해령이 가고자 하는 길을 서사로 잘 훑어주셨다. 덕분에 무리 없이 잘 전달된 것 같다.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신입사관 구해령'은 퓨전 사극이다. 조선 시대 여인이 벼슬아치로서 입궐한다는 모티프 자체가 100% '픽션'이다. 이 핵심 서사를 끌고 가야만 했던 신세경은 어떤 지점에 가장 노력을 기울였을까.
"해왔던 사극과는 결이 좀 많이 달라요. 조선 시대에서 살아가는 여자가 관직을 얻고 출퇴근을 한다는, 독특한 상상을 불어넣은 드라마잖아요. 같은 사극이긴 하지만 매우 다를 거라 예상했어요. 그 시대 여성상에 대한 고정 관념을 가지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편하게 하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캐릭터에 걸맞게 행동반경이 넓어질 수 있는데 촬영하면서 '이래도 되나?'라는 망설임이 생기더라고요. 다행히 말미에 이르러 자유로울 수 있었어요."
신세경이 '신입사관 구해령'을 택한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물론 그중 하나는 주체적인 캐릭터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었다. 신세경은 구해령이 능동적인 여성이라서 출연을 결심했냐는 질문에 "사실 제가 되게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입을 뗐다.
 
이어 "작품에 임하겠다고 결정할 때 캐릭터 하나만 놓고 결정하긴 쉽지 않다. 물론 구해령은 제가 좋아하는 결을 지닌 캐릭터다. 하지만 캐릭터 하나만 보고 선택했다고 하긴 어렵다. 당연히 전체적인 면과 합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구해령에 대한 신세경의 애정은 깊었다. 신세경은 "그런 캐릭터만 고집해서 하게 된 건 아니지만, 제 취향이라는 걸 부정할 수는 없겠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생각했던 건데, 시대적 배경을 따져봤을 때 판타지 요소를 섞거나 총대를 메는 캐릭터가 아닌 이상, 여자 캐릭터로서 할 수 있는 게 그렇게 많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신세경은 '신입사관 구해령'의 색채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신세경은 "작품이 띠고 있는 색 자체가 너무 좋았다. 서사가 폭력적이지도 않고 억지로 갈등을 만드는 드라마도 아니지 않나. 굉장히 무해한 드라마가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도 그 점이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폭력적이라는 게 주먹다짐을 하거나 피를 본다는 뜻이 아니다. 극 중 캐릭터가 말이 안 되는 말이나 행동을 하게 하는 서사가 일종의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렇지 않은 드라마를 만드는 게 진흙에서 진주 찾기보다 어렵다. 그래서 소중하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 17일 방송을 시작한 '신입사관 구해령'은 약 2개월 동안 4~6%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수목극 정상을 오갔다. 하지만 신세경에게는 끝까지 무난했던 성적보다 끝까지 의도를 놓지 않은 서사가 더 자랑스러웠다.
"시청률에 대한 기대는 크게 없었어요. 저는 처음부터 '신입사관 구해령'이 끌어안고 가려던 의도나 색채가 좋았고, '이걸 잃고 가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지점에서 너무나 만족스럽죠. 이렇게 나의 가치관과 온전히 합하는 작품을 할 때의 기쁨이 틀림없이 있구나 싶었어요. 제가 대중 앞에 서야 하는 직업이기도 하고, 상업적인 성공이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순 없어요. 하지만 이왕이면 이런 작품을 계속 보여드렸으면 좋겠다는 말이에요."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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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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