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새끼서 백조로...고승범이 선사한 수원의 5번째 FA컵 우승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11.10 16: 01

고승범(수원) 덕에 수원 삼성이 우승한다고 하면 누가 믿었을까. 그것이 현실이 됐다.
수원 삼성(K리그1)은 10일 오후 2시 10분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대전 코레일(내셔널리그)과 2019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서 고승범의 멀티골과 김민우와 염기훈의 골을 더해 4-0으로 승리했다. 
앞선 1차전 원정서 0-0 무승부를 거뒀던 수원은 총합 스코어에서 4-0으로 앞서며 우승을 차지했다.

포항 스틸러스(4회)를 제치고 단독 FA컵 최다 우승(5회)로 올라선 수원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마저 확보하며 활짝 웃었다.
이번 시즌 내내 바람 잘 일 없었던 수원이지만 마지막도 쉽지 않았다. 이미 하위 스플릿으로 추락한 상황에서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위해 FA컵 우승에 올인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열린 1차전 수원이 대전 상대로 보여준 모습은 기대 이하였다. 시즌 내내 문제점으로 지적 받던 측면 일변도의 공백과 미약한 공격 전개, 부진한 마무리 등 총체적 난국 속에 0-0 무승부에 그쳤으나 2차전서 달라진 경기력으로 트로피를 들었다.
시즌 농사가 달린 경기지만 시작 전 수원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팀의 핵심 홍철과 최성근이 부상으로 이날 명단서 제외됐다. 홍철은 늑골, 최성근은 햄스트링 부상이었다. 결국 이임생 감독은 박형진과 고승범을 대신 선발로 기용했다.
이임생 감독은 "1차전과 달리 중원에서 승부를 걸겠다. 중원에서 활동량이 많은 고승범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해 안토니스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라고 기용 의도를 밝혔다.
이 선택이 적중했다. 이임생 감독의 기용 의도대로 고승범은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력으로 중원을 지배했다. 1차전과 달리 수원은 중앙에서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 공격을 이어갔다. 
고승범은 전반 15분 염기훈의 전진 패스를 기점으로 타가트-박형진이 연결해주자 2선에서 달려와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기가 막힌 선제골을 터트렸다.  
대전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거칠게 몰아치며 수원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위기의 순간. 다시 한 번 고승범이 나섰다. 그는 후반 22분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려 멀티골을 완성했다.
수원은 고승범의 활약에 김민우-염기훈의 골 등을 더해 4-0으로 완승과 동시에 5번째 FA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시즌 내내 벤치 멤버였던 '미운 오리 새끼' 고승범은 결승전서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한 마리 '백조'가 되어 수원에 5번째 우승 트로피를 선사하며 수원 팬들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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