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라' 장혁 "이방원 역으로 인생캐 경신? 호평 감사할 따름" [인터뷰①]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19.11.28 08: 41

배우 장혁이 '나의 나라' 이방원 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소감을 밝혔다.
장혁은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JTBC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의 나라'는 고려 말 조선 초를 배경으로 각자의 '나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서로에게 칼끝을 겨누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액션 사극이다. 

'나의 나라'의 촬영은 약 9개월간 이뤄졌다. 여느 드라마에 비하면 상당히 긴 촬영 기간이지만, 들인 제작비나 구현 스케일을 생각하면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된다. 덕분에 긴 시간을 작품 속에서 살았을 장혁은 남다른 종영 소감을 전했다.
"9개월 정도 촬영했어요. 긴 시간 동안 배우들, 감독님, 스태프분들 모두 참 많이 표현하려고 애썼죠. 다른 현장에 비해 얘기가 많았어요. 각자의 감정은 어떤지, 서로의 감정을 어떻게 조율해서 풀어낼지 같은 거요. 끝나고 나니까 아쉽다는 느낌도 있네요."
극 중 장혁은 훗날 태종이 되는 왕자 이방원 역으로 분했다. 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의 조선 건국을 돕지만, 이용만 당하고 버림받을 위기에 처하는 인물. 이에 이방원은 왕자의 난을 일으켜 '버림받은 자들을 위한 나라'를 세우고자 한다.
장혁의 이방원 연기는 처음이 아니다. 장혁은 영화 '순수의 시대'(2015)에서 이방원 역을 맡은 바 있다. 이방원이 실존 인물인 만큼, 기본 서사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이방원 역에 재도전하게 된 이유는 짙게 남은 아쉬움 때문이었다.
"이방원 역은 '순수의 시대'에서도 한 번 했었어요. 그때 남은 아쉬움이 있어서, 언제 한 번 이방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나의 나라'에 출연하게 됐고요. 제가 촬영 전에 감독님한테 한 가지 부탁을 드렸어요. 이미 역사에 나와 있는 이방원의 야심가 면모가 틀이 되면서도, 그의 이면을 감성적으로 표현하고 싶다고요. 다행히 감독님이 그런 측면에서 열린 분이시라 받아주셨어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는 시원한 부분이 있어요."
'순수의 시대' 속 이방원과 '나의 나라' 속 이방원은 달랐다. 바탕에 깔린 인물의 서사는 실존 인물이니 동일할 수밖에 없지만, 그의 감정선을 그려내는 법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아버지와의 대척점에 서 있던 이방원은 결국 '피의 군주'가 되잖아요. 왜 이방원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역사에서 발췌한 사실로만 풀려고 하지 않았어요. 이면에 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거죠. 아버지와 대립 안에서 단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느낌으로 왕자의 난을 일으켰을 것 같지 않았어요. 이면에는 원래 그렇지 않을 수 있었는데 이방원도 상황이 거듭되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이런 쪽으로 주안점을 뒀어요."
장혁은 이방원의 '이면'을 끄집어내기 위해, '지우기'를 택했다. 장혁은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지우는 것부터 생각해야 한다. 의사 역할을 하면 의사처럼 보이려고 노력하는데, 조금 더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를 넘어서면 불편해진다"고 밝혔다.
그리고 장혁은 자신이 생각한 이방원의 감정을 믿고 연기에 임했다. 장혁은 "이방원의 실제 업적, 실록에 기록된 행동 등은 자료로 남아있지만, 그 상황에 이방원이 어떤 마음이었을지는 판타지다. 실록은 승자가 기록한 역사이기도 하고, 너무나 많은 야사도 있다. 실제로 본 게 아니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어떻게 느끼고 선택했을지는 배우가 작품 안에서 가지고 가는 감정으로 표현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황 속에서 내게 어떤 감정이 왔는지에 많이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장혁은 '나의 나라'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에 장혁은 "개인적으로는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나의 나라'가 이방원이 일으킨 왕자의 난 이야기를 다뤘지만, 분명 새롭게 각색한 부분도 있다.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얘기라서 전혀 동떨어지게 가면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대중이 이미 아는 캐릭터에 다른 측면을 보여주게 되면, 새로운 서사를 쌓아 올리는 것보다는 설득력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자평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notglasses@osen.co.kr
[사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나의나라문화산업전문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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