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라쓰' 안보현 "장근원 해피엔딩 원했지만, 감옥행 결말 만족" [인터뷰①]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03.24 08: 01

배우 안보현이 '이태원 클라쓰'의 결말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안보현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OSEN 사옥에서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태원 클라쓰'는 불합리한 세상 속 고집과 객기로 뭉친 청춘들의 '힙'한 반란을 그린 작품으로, 박새로이(박서준 분)와 장가의 첨예한 대립을 주축 서사로 삼았다.

'이태원 클라쓰'는 거침없이 몰아치는 전개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합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1월 31일 5%로 시작한 '이태원 클라쓰'는 지난 21일 자체 최고 시청률 16.5%(이상 닐슨코리아 유료가구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 중 장가 장대희(유재명 분) 회장의 첫째 아들 장근원 역으로 열연한 안보현은 종영 소감으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기대 이상의 반응과 시청률이 나왔다. 행복하게 촬영을 마쳤다"며 "장근원이라는 캐릭터를 하게 돼서 너무 영광이었다. 많이 주목해주셔서 감사하다.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밝혔다.
장대희가 악의 컨트롤 타워였다면, 장근원은 행동대장이었다. 장근원은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은 기본, 뺑소니 사고와 살인 미수 등 온갖 악랄한 범죄를 저질렀다. 하지만 장근원은 마냥 덮어놓고 미워할 수는 없는 악역이었다. 철없고 지질한 성격, 아버지에 대한 인정 욕구, 오수아(권나라 분)를 향한 일편단심까지, 명확한 전사(前史)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측은한 구석이 있어서다. 
"원작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장근원이라는 캐릭터가 일차원적인 악역이었어요. 그런데 작가님께서 각색하신 극본을 여러 번 보니까, '장근원이 입체적인 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모습을 연기하려고 고민을 했던 부분이 많고요. 사실 악역은 맞죠. 악역은 악역이지만 터닝 포인트들이 있고 변화를 두세 번 정도 하다 보니까,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던 부분이 시청자분들께 각인된 것 같아서 감사했어요."
그러나 장근원은 장대희의 그릇된 가르침으로 귀엽게 봐줄 만했던 천성마저 잃었다. 두 번의 흑화를 거친 장근원에게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었다. 그저 박새로이를 원망하고 증오할 뿐이었다. 이처럼 다면적인 변화를 거친 장근원을 표현하기 위해, 안보현은 깊은 고민을 해야 했다. 안보현은 그 고민을 고스란히 녹여낸 연기로 인생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다. 
"제가 장근원이 닭 모가지를 비트는 신과 기자회견장에서 아버지에게 버림받는 신을 좋아하는데, 그때마다 장근원이 각성을 하고 흑화를 했어요. 어떻게 시청자분들이 장근원에게 짠내를 느낄 수 있게 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다행히도 고민했던 지점이 잘 맞아떨어진 느낌이에요. '새로이를 안타깝게 보고 장근원은 욕을 진짜 많이 먹어야 하는데' 했던 신들은 욕도 많이 먹었고요. 하하. 또 악행을 저질렀지만 아버지의 사랑에 목말라 있는 모습이 시청자분들이 연민을 느낄 수 있게끔 했던 것 같아요. 고민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보상받은 느낌이었죠."
장근원은 스스로 파멸을 택했다. 내심 장대희가 자신을 멈춰주기를 바랐지만, 비정한 아버지는 끝끝내 그를 버렸다. 장근원은 조직폭력배를 매수해 조이서(김다미 분)를 납치했고, 박새로이를 죽이려 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장근원은 교도소에서 죗값을 치르는 결말을 맞았다. 박새로이에게는 해피엔딩이지만, 장근원에게는 최악의 엔딩인 셈이다. 제아무리 나쁘다 해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애착이 생겼을 법도 한데, 안보현은 이와 같은 결말을 만족할지 궁금했다.
"사실 장근원에게도 해피엔딩을 주고 싶었어요. 이 친구랑 7개월 동안 함께하다 보니 애정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제 욕심을 부리면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해소되는 부분이 덜 할 것 같아요. 아쉽다고 하면 아쉽지만, 스토리텔링 자체가 시청자분들이 '역시 나쁜 놈들은 벌을 받아야 하고, 저렇게 소신 있게 살아온 새로이는 잘 살아야 돼'라고 느낄 수 있도록 짜였다고 생각해요. 그런 측면에서 좋은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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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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