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상대 19점 폭발’ 고졸선수 김형빈, 얼리엔트리 대박 예감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0.08.10 16: 20

또 한 명의 고졸 얼리엔트리 대박이 터질 조짐이다. 김형빈(20, SK)이 주인공이다. 
SK는 6일 오후 양지 SK훈련장에서 가진 고려대학교와 연습경기서 95-66으로 승리했다. 이날 최다득점자는 혼자 19점을 올린 막내 김형빈이었다. 김선형 등 주축선수들의 출전시간이 적은 영향도 있었지만, 김형빈이 워낙 잘했다. 
공격무기가 다양했다. 김형빈은 픽앤팝에 이은 점프슛을 여유있게 성공했다. 일대일 공격도 자신있게 성공했다. 수비에 나선 김형빈은 고려대 센터 하윤기와 일대일 대결에서 힘으로도 밀리지 않았다. 파울이 나왔지만 김형빈은 성공적으로 하윤기를 막았다. 

어린나이답지 않게 노련미도 보였다. 김형빈은 신민석과 매치업에서 애런 헤인즈의 전매특허였던 시계추 동작에 이은 파울유도를 해냈다. 그는 골밑으로 컷인하는 양우섭에게 정확한 어시스트를 두 개나 찔러줬다. 약관의 나이라고 믿기 힘든 여유있는 움직임이었다. 
김형빈이 대학에 진학했다면 이제 겨우 신입생이다. 나이로는 2학년들과 동갑이다. 김형빈은 프로에 조기진출했기에 대학생 고학년 형들보다 어리다. 대학에서도 저학년은 거의 출전시간을 보장받기 어렵다. 하지만 김형빈의 실력은 이미 형들을 넘었다. 김형빈은 하윤기, 신민석, 이우석 등 고려대의 유망주들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았다. 프로선수다운 자신감이 대단했다. 
경기 후 만난 김형빈의 자세가 더 놀라웠다. 19점을 넣었다고 기뻐하지 않고 자신이 실수한 외곽수비를 먼저 자책했다. 그는 “난 아직 멀었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 수비에서도 고칠 점이 많다. 더 잘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1년 만에 코트에 돌아온 김형빈이다. 그는 오른쪽 다리길이가 더 길어 뼈를 절단하고 접합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선수생활을 멀리 내다보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수술과 재활을 거친 것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재활을 거치면서 체중도 대폭 감량해 작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됐다. 
김형빈은 “작년에 프로에 입단했지만 경기에 뛰지 못해 답답했다. 1년 만에 코트를 밟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큰 수술을 받아 군대는 면제판정을 받았다”고 답했다. 
문경은 감독은 “(김)형빈이가 수술을 받지 않고 계속 뛰었다면 선수생활에 큰 지장이 있었을 것이다. 대학에 가지 않고 프로에 바로 온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고교무대에서는 골밑에만 있었지만, 프로에서는 직접 외곽수비까지 할 줄 알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3-4번을 두루 보는 선수로 키울 것”이라며 웃었다. 
얼리엔트리 송교창과 양홍석의 프로무대 성공으로 아마추어 선수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고졸선수 송교창은 이미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온 그의 동기들은 지난 시즌 프로무대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송교창은 다음 시즌이 끝나면 벌써 FA 자격을 얻는다. 
김형빈도 송교창의 성공사례를 재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형빈은 “송교창 형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나도 프로에서 대박을 터트리고 싶다. 지난 시즌 한 경기도 뛰지 못했는데 신인상 자격이 없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 신인상도 자격이 주어진다면 꼭 도전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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